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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피플/푸른광명21 실천협의회 허기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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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피플/푸른광명21 실천협의회 허기용 사무국장

입력
2004.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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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경기 광명시 하안1동 안터마을. 고층아파트숲으로 둘러쌓인 하안로를 거쳐 승용차 한대가 간신히 지나갈 만한 골목길로 5분쯤 들어가자 1,000여평 규모의 아담한 안터저수지가 눈에 들어왔다. 무릎까지 올라오는 장화와 모자를 눌러쓴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 허기용(41)사무국장은 이날도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저수지에 서식하는 멸종위기보호종인 금개구리의 개체수 확인을 위해 카메라와 채집망을 들고 여느 때처럼 수초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녔다.허 국장은 매립과 농림지로의 전용(轉用)계획, 지주와 주민 반대 등에 맞서 안터저수지가 생태보존지구로 지정되도록 싸워온 주인공. 안터저수지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보호종인 금개구리를 비롯 희귀하고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처로 생태환경의 보존가치가 인정돼 이달초 경기도내 습지로는 최초로 생태보존지구로 지정됐다. 낚시꾼들이 버린 오물과 쓰레기로 뒤덮였던 이곳은 2007년 말이면 자연생태학습장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7년간의 생태공원 지정 운동

허 국장이 안터저수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997년. 광명YMCA의 생태탐사팀원으로 활동하던 그가 도덕산 등 광명시 일대의 생태를 조사하다가 안터저수지가 생태의 보고라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부터다. 이곳에는 금개구리부터 버들붕어 잉어 등 어류, 쇠물닭 덤불해오라기 제비 등 조류, 애기부들 마름 물옥잠 등 수변식물까지 도시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었다.

이후 그는 생태공원지정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광명시 관계자, 시의원, 주민들을 모아 간담회를 열기도 했고 환경부를 찾아가 관련법령을 자문받기도 했다. "해충이 많이 사니까 저수지를 메워달라" 는 주민, "그깟 작은 웅덩이 하나 가지고 뭘 그러냐?"고 반문하는 시의원등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그의 각고의 노력끝에 도가 이달초 안터저수지를 생태보존지구로 지정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시가 생태학습장을 조성하기 위해 사들여야 할 저수지와 인근 토지의 소유주가 13명이나 돼 토지수용과정에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인근 도덕산 자락의 개발 가능성도 높아 저수지의 수원(水源)인 지하수의 수맥이 끊길 우려도 있다. 이곳만 생태적으로 고립된 '섬' 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소규모습지보존은 시민건강의 문제

더큰 문제는 경남 창녕의 우포늪 등 대규모 습지는 정부차원에서 보존대책이 잘 마련돼 있는 반면 메우기 쉬운 소규모 습지에 대해서는 정부는 물론 학계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허국장은 "도시 인근의 습지는 미세먼지를 자정해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작용도 한다"며 "습지 보존은 생태계 보존 문제 이전에 도시민 건강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곳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 안내서를 쓰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 금개구리

몸 길이는 약 6㎝ 정도. 몸의 등쪽은 밝은 녹색, 눈의 홍채는 황금빛, 배쪽은 누런빛을 띤 붉은색이다. 등에 연한 갈색의 선이 도드라져 있어 일명 금줄개구리로도 불린다. 앞다리보다 뒷다리가 발달돼 있으며 암수모두 울음주머니가 없다.

산란시기는 5월중순부터 6월말까지. 습지, 논 등에서 주로 서식하며 농촌에서는 닭의 사료로 이용되기도 했다.

이동성이 적어 지역적으로 널리 분포돼 있지는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태안반도 등 서해안 해안가 인근 농경지와 전주, 시화호 일대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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