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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동양화의 두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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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동양화의 두 흐름

입력
2004.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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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색면추상 같은 채색 동양화와 전통 수묵 실경산수화, 우리 현대 동양화의 두 줄기 큰 흐름을 보여주는 김보희(52·이화여대 교수), 김대원(49·경기대 교수)씨의 작품전이 열린다. 각각 2회(1993년), 3회(1995년) 월전미술상을 수상한 동양화단의 중견 작가들이다.

김보희 교수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카이스갤러리에서 여는 2년만의 개인전에 15점의 신작을 내놨다. 그의 화폭은 배산임수, 넉넉하고 푸근한 산자락을 배경으로 그 앞으로는 강물이 흐르는 전형적인 우리 산하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붓질에 의한 점묘로 검정과 파랑, 빨강, 노랑을 대비시킨 강렬한 채색은 전통 동양화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서양화의 색면추상 작업에 가깝다. 섬세한 필촉에 의해 점점이 표현된 물살은 인상파 회화를 떠올리게 한다.

그의 그림은 이처럼 이상향을 그리던 문인화의 전통이 서양회화의 기법과 합일을 이룬 형국이다. 동양화와 서양화를 구분하는 식상한 논쟁을 무색케 하는 현대적 산수화다. 신작들에서 그는 캔버스의 상하와 좌우 측면에까지 그림을 연장, 입체적 효과까지 노렸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추상적 풍경의 울림이 보는 이를 관조와 명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02)511―0668

김대원 교수는 6월 2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초대전에서 4∼200호 크기의 수묵산수화 40여 점을 보여준다. 그는 언제나 실경을 그려온 작가다. 북한산 관악산 의상대와 고향 안동의 고택·고찰 풍경까지, 그의 붓끝은 자연을 따라가며 과장이나 가식을 허용하지 않는다. 소박하고도 거침없는 붓질에 더없이 한국적인 자연이 본래의 모습을 얻는다. "내가 자연 속에 들어가면 자연이 내 품에 안긴다"고 작가는 말한다.

16회 개인전인 이번 작품전에서 작가는 한발 나아가 대상에 대한 설명적인 요소, 즉 구체적인 묘사를 지양하고 즉흥적인 심회의 표출에 무게를 둔 듯하다. 세부적 수식보다는 빠른 붓놀임에 의한 단순한 형태, 개략화한 표현으로 문인화풍의 자유를 구가하고 있다. "때로는 방자하리만치 거침없이 내닫는 운필의 속도감에서 시각적인 쾌감마저 느낀다."(평론가 신항섭)

김 교수는 작품전과 함께 1996년부터 익혀온 한문 공부로 500쪽에 달하는 방대한 '중국역대화론' 역주본(다운샘 발행)도 출간했다. '논어'부터 청대까지의 중국 화론을 망라할 이 책을 그는 5권까지 낼 예정이다. (02)736―6347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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