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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류상품] <2> 오리온 초코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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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류상품] <2> 오리온 초코파이

입력
2004.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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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제과업계에서 '과자를 수출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제과 기술은 차치하더라도 과자라는 품목이 갖는 한계 즉, 국가마다 다른 식문화의 차이나 유통기한을 감안한 물류·유통상의 어려움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당시까지 국내 제과업계의 수출품목은 '껌'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였다. 그만큼 제과산업은 전통적인 내수산업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 같은 고정관념은 93년 오리온이 초코파이를 수출하면서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다져진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것이다. 그로부터 불과 10여년만에 초코파이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자 '우리도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만들었다.

오리온이 2003년까지 10년 동안 중국에 수출한 초코파이는 모두 1억5,000만 달러 규모. 개수로는 무려 23억개에 이른다. 13억 중국인이 한사람당 평균 1.8개씩 먹은 셈이다. 지난 한해에만 러시아·베트남 등 60여개국에 모두 5,000만달러 규모의 초코파이를 수출했다. 초코파이는 이제 '국민과자'를 넘어 '세계인의 과자'로 우뚝선 것이다. 2005년에는 연간 1억달러를 수출하겠다는 게 회사측의 전략이다.

초코파이는 중국의 파이류 시장에서 프랑스 다농과 일본의 모리나가, 미국의 나비스코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며 60% 이상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초코파이가 이처럼 세계인의 과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맛과 아무나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초코파이만의 품질경쟁력 때문. 비스킷 사이에 머시멜로우를 얹고 초콜릿을 입힌 형태의 초코파이는 생산 후 3일 정도의 숙성기간을 거쳐야만 고유의 맛을 내게 되는데, 이 부분이 모방하기 어려운 오리온만의 노하우이다. 또 오리온은 국가와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온도와 습도에도 똑 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는 세계적인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오리온 주병식 해외사업부문 부사장은 "초코파이가 출시된 후 30년을 맞았으나 국내외에서 아무도 그 독특한 맛의 비결을 흉내내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해마다 수십종의 유사품이 쏟아졌지만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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