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가 올 여름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테러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와 미국이 '심각한 위협의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미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특히 올해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 올림픽 등 테러조직이 노릴법한 굵직한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어 이 같은 경고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스콧 맥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미국은 '심각한 위협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최근 첩보를 토대로 볼 때 내년 1월까지 대형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그는 "대 테러 요원들은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활동하는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톰 리지 미 국토안보부 장관과 대 테러담당 고위 관계자들은 "알 카에다 요원들이 이미 미국 본토에 잠입, 대규모 여름 테러를 준비중이라는 매우 신뢰할만한 정보를 입수했다"며 "시간 장소 방법 등은 없지만 9·11 테러 이후 정부가 입수한 가장 불온한 정보"라고 밝혔다. 생화학무기가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장관과 로버트 멀러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대 테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다음달 조지아주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 7∼8월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해 보스턴과 뉴욕에서 열리는 민주 공화 양당의 전당대회 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도 마드리드 참사 이후 유럽에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으며 특히 여름 그리스 아테네 하계올림픽이 심각한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이날 경고했다.
IISS는 이와 관련 "미국의 대 테러전에도 불구, 이라크에서 무장세력과 공동작전을 펼치고 있는 알 카에다 요원이 최대 1,000명에 이르고 잠재적 테러리스트도 60여개국에서 1만 8,000명 이상으로 오히려 늘었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당국은 26일 일본에 잠복했던 것으로 알려진 알 카에다 간부 리오넬 듀몬(33)과 접촉한 방글라데시와 인도인 등 외국인 5명을 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이날 독일에서 체포된 듀몬이 일본에 은신해 있을 때 접촉한 혐의가 있는 이슬람계 외국인들의 거처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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