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인권 변호사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 당시 대통령측 변호인단 대표로 활동했던 유현석(柳鉉錫·사진) 변호사가 2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유 변호사는 1952년 제1회 판·검사 특별임용시험에 합격, 판사로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 66년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그는 명동구국선언문 사건을 비롯, 부천 성고문 사건, 박종철·강경대씨 사망사건 등 주요 시국 사건 변론에 앞장섰다.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구속된 인사들의 변론을 맡았을 때 유 변호사가 "용기를 내 법관으로서 양심에 맞는 판결을 해달라"고 군사법정의 재판장을 훈계했던 일은 유명한 일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하는 등 시민운동의 발판을 다지기도 한 유 변호사는 노 대통령 뿐만 아니라 판사 시절 인연을 맺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도 친분을 유지하는 등 법조계 안팎의 신망이 두터웠다.
노 대통령 탄핵사건 변론을 맡아 7차례 공개변론에 모두 출석하는 등 재판에 적극 임했던 유 변호사는 지난 달 30일 최후변론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등 건강한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 4일 패혈증으로 갑자기 쓰러진 뒤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유족은 서울고법 부장판사인 원규(元奎)씨 등 5남 1녀. 빈소는 서울대병원 영안실. 발인 27일 오전 9시30분, 장례미사 오전 10시 혜화동성당. (02)760-2091∼2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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