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옷을 모두 벗은 채 알몸으로 숲 속을 걷는다. 여러 나라 예술가들이 맨 땅에서 자연을 무대 삼아 펼치는 공연을 보고, 밤새 댄스 파티를 즐긴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죽산국제예술제가 준비한 프로그램들로 6월 10∼13일 주말 사흘간 경기 안성시 죽산 용설리의 웃는돌 캠프에서 만날 수 있다.'자연과 예술과 인간의 만남'을 표방하는 이 행사는 전위예술의 야외축제로 그곳에 흙집을 지어 살고있는 전위무용가 홍신자(64)씨가 만들고 이끌어왔다. 한때 냉소적 반응도 있고, 혼자 힘으로 매년 국제행사를 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그만 두려고 한 적도 있지만 용케 꾸려왔다. 5회 때부터는 경기도와 안성시의 지원도 받게 됐다. 해마다 축제 기간이면 매일 300∼500명이 찾아온다. 초기엔 서울 관객이 많았지만, 지금은 안성 주변 지역 주민들이 더 많이 찾는 지역축제로 자리잡았다.
올해 주제는 '지구를 위한 치유'. 병든 지구를 보살피자는 마음을 담았다. 춤과 퍼포먼스, 음악으로 아침부터 밤까지 공연이 이어지는 건 예년과 마찬가지인데, 요가와 춤명상, 누드로 숲 걷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늘린 게 특징이다. 초청 예술가는 10년 전 그곳에서 완전 누드 퍼포먼스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일본 무용가 나미코 가와무라(66)를 비롯해 미국의 더글러스 던 무용단, 행위예술가 탈 스트리터, 프리재즈의 거장인 미국의 제리 헤밍웨이(타악)와 강태환(색소폰), 젊은 국악을 대표하는 강은일(해금) 등 10여 명. 홍씨 자신은 강태환, 제리 헤밍웨이와 함께 목소리 퍼포먼스(11일 오후 7시 30분)를 할 예정이다.
행사 내용은 홈페이지(wwwsinchahong.net) 참조. 문의 (031)675―0661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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