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일본에서 의견이 분분하다.야당과 언론, 북한 전문가들은 "준비부족으로 주기만 하고 얻은 게 없다" "참의원 선거용으로 외교를 이용했다" "범죄행위인 납치에 식량이란 대가를 지불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미욱함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각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는 62∼67%가 "평가한다"고 응답했다. 정치적 부담을 지고도 2002년 9월에 이은 두 차례의 방북으로 고이즈미 총리가 피랍 생존자 5명과 잔류 가족 5명을 일본에 데려와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준 것은 어쨌든 잘했다는 상식적 판단이다.
남한에도 애가 타는 납북자 가족들이 많다. 우리 정부가 인정한 납북자만 486명이다. 남한의 납북자가족협의회는 실은 이번 북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의 납치피해자 가족회를 통해 고이즈미 총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의 납북자들도 가족의 품에 돌아올 수 있도록 김정일 위원장에게 촉구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에 한국 정부가 북한과 일본의 중개역을 할 수 있다"고 일본에 허세를 부리는 우리 정치인들이 많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을 보면 납북자가족협의회는 우리 정부의 능력과 의지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
김정일 위원장은 고이즈미 총리와의 회담에서 "가족이 떨어져 있는 상황은 인간으로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산가족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했다. 참 좋은 말이다. 그런 말이 왜 남한을 향해서는 나오지 않는지, 남한 쪽의 노력이 부족해서인지, 여러 가지가 궁금해진다.
/신윤석 도쿄 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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