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부개척시대 기병대 대위였던 마이크 블루베리가 등장하는 장 게라드의 만화 '뫼비우스'는 프랑스에서 1960년에 출간된 이래 40년 동안 인기를 누려온 베스트셀러. 그렇지만 이를 영화로 옮긴 얀 쿠넹 감독의 '블루베리(Blueberry)'를 보면 원작이 베스트셀러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인디언이 신성하게 여기는 산에 숨겨진 금괴와 초능력을 얻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악당 윌리(마이클 매드슨)와 그를 막으려는 블루베리(뱅상 카셀)의 싸움이 주내용. 시종일관 종잡을 수 없는 내용에 혼란스런 상황, 뜬구름 잡는 선문답 같은 대사는 머리 속을 어지럽게 만든다. 더구나 블루베리와 윌리가 영혼대결을 펼치는 장면은 장시간 특별한 내용 없이 사이키델릭한 컴퓨터그래픽으로 일관한다.
그것도 특정한 형태나 아름다운 그림이라면 그나마 볼만할 텐데, 감독은 관객의 인내심을 시험하려고 작정한듯 끊임없는 도형 변화와 수많은 뱀과 지네류가 꿈틀거리는 그래픽으로만 도배해 놓았다.
배우보다는 컴퓨터그래픽이 주인공처럼 보일 정도. 뱅상 카셀이 이름없는 신인 배우도 아니고, 무슨 생각으로 주연을 맡았는지 궁금하다. 감동도 없고 메시지도 없으며 그럴 듯한 그림도 없는, 장르 구분조차 모호한 인디언의 담배연기 같은 작품이다. 15세관람가. 27일 개봉.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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