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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3' 부록 인물해석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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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3' 부록 인물해석 눈길

입력
2004.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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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 감독상 등 11개 부문을 휩쓸며 오스카 트로피의 제왕으로 등극한 '반지의 제왕 3-왕의 귀환' DVD가 29일 선보인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반지의 제왕 3'은 화려한 영상과 음향, 풍성한 부록 덕분에 올 가을 1시간 가량의 본편 영상이 추가된 확장판이 나오기 전까지 DVD의 지존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특히 7개의 스피커에서 소리를 뿜어내는 돌비디지털 5.1 EX 음향은 소리를 쫓아 사방으로 고개를 돌리게 만들 정도로 훌륭한 음향 효과를 선사한다. 그러나 사진처럼 또렷한 영상을 자랑하는 클로즈업 장면과 달리 선명하지 못한 롱 샷(원경)의 화질과 감독 육성해설, 삭제장면 등이 제외된 아쉬움 때문에 확장판을 더욱 기다리게 만든다.

이번 타이틀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내쇼널 지오그래픽 스페셜' 부록. 역사학자 피오나 와트슨 박사, 원작자인 J.R.R 톨킨 전문가 마이클 드라우트, 옥스포드 대학의 수잔 도런 박사 등 당대 석학들을 동원해 구성한 이 부록은 '반지의 제왕' 등장인물과 역사 속 실존 인물을 숱한 자료를 이용해 비교한 재미있는 인물 해석으로 이번 DVD에서만 볼 수 있다.

아라곤 VS 윌리엄 윌레스

반지원정대를 이끄는 사실상 리더는 위대한 인간의 왕 아라곤. 그는 악의 군주 사우론이 이끄는 오크 무리에 맞서 숱한 전투를 승리며 이끌며 왕의 자리에 오르는 의지의 인물이다. 그는 역사 속의 인물 윌리엄 월레스에 비유된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주인공인 월레스는 영국이 통일되기 전 잉글랜드에 맞서 스코틀랜드를 이끈 실존 인물. 월레스는 게릴라전을 펼쳐 스털링다리 전투에서 잉글랜드군을 전멸시켰다. 투쟁을 통해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신념과 동지들에 대한 믿음을 끝까지 간직했다는 점에서 둘은 같다.

사우론 VS 히틀러

악의 군주 사우론은 자신이 만든 절대 반지를 손에 넣어 세상을 장악하는게 그의 꿈이다. 결국 반지 원정대 때문에 그의 꿈은 물거품이 되지만 숱한 사람들을 공포 속에 몰아넣은 악의 화신이다.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원작을 집필한 톨킨에게 히틀러는 곧 사우론이었다. 그의 야욕은 숱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지만 현재를 살아갈 수 있도록 희생한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깨우쳐준 측면도 있다는게 톨킨 및 역사학자들의 해석이다.

간달프 VS 윌리엄 세실

반지원정대의 두뇌는 마법사 간달프였다. 그의 지혜가 없었다면 종국의 승리는 없었을 것. 역사학자들은 간달프의 모델을 영국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비서실장 윌리엄 세실로 보고 있다. 그는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을 처형하고,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파한 주인공이다. 헌신적이고 아버지 같은 존재라는 점에서 두 인물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프로도와 샘 VS 힐러리와 노르게이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은 프로도이다. 절대반지를 운반하는 프로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 그러나 프로도가 절대반지를 파괴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샘이라는 충직한 협력자가 있었다. 두 사람의 모습은 에베레스트 정복에 나선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그의 조수인 텐징 노르게이에서 엿볼 수 있다. 서로 다른 두 문화의 협력 사례인 힐러리와 노르게이는 "함께 에베레스트를 정복했다"는 성명으로 프로도와 샘의 우정을 대신했다.

북극 원정에 나선 로버트 피어리와 흑인 원정대원 매튜 핸슨도 같은 사례. 역사에는 묻혔지만 핸슨이 수차례 피어리의 목숨을 구해주지 않았다면 북극점 정복은 없었을 것이다.

석학들은 이 부록을 통해 "희생 만큼 값진 승리가 따른다는 게 '반지의 제왕'이 주는 최대의 교훈"이라며 "그런 점에서 보면 냉혹한 이야기이지만, 우리 모두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줬다"며 반지의 제왕 3부작의 의미를 정리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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