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정민, 정애 보거라.학교 운동장에 일직선을 그려 놓고 학생에게 눈을 똑 바로 뜬 채 걷게 하면 누구나 일직선으로 걸어가 목표점에 도착한다. 그러나 수건으로 눈을 가린 채 걸어가라고 하면 목표점에 이르지 못하고 옆길로 새기 마련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목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결과에 있어서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를 드러낸다. 목표를 정하고 매진하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사랑하는 내 아들, 딸에게 가르쳐 주고 싶구나.
이렇게 말해 놓고 보니 가장으로서 부끄럽다. 비록 아버지는 술 담배 하지 않고 바람 피우지 않고 노름하지 않고 살아왔지만 뚜렷한 목표가 없었던 것 같다.
아버지와 비슷한 연배의 유명인사 A씨를 말해주고 싶다. A씨처럼 인생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노력해 나가지 않으면 너희들이 지금의 내 나이가 돼서 인생을 돌아볼 때 이 못난 아버지처럼 인생을 후회할 수밖에 없게 될까봐 조바심이 난다.
1972년에 나는 29세, A씨는 27세였다. 나는 이른바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당시 선망의 직장이던 은행에 취직해 상당한 보수를 받고 있었다. 게다가 네 어머니와 결혼하여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단다. 반면 A씨는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어느 한적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박봉에 시달리는 올망졸망한 세 아이의 아버지였지만 좌절하지 않고 야간대학에 입학했지. 마라톤 경주로 치면 아버지는 출발점 근처에서는 A씨를 저만치 앞서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을 보자꾸나. 이른바 좋은 대학 나오고 좋은 직장 다니는 엘리트라고 기고만장하던 네 아버지는 이제 평범한 중년의 샐러리맨에 불과하고 A씨는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는 의학박사로 성공했단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냈을까. 아버지는 뚜렷한 목표가 없이 그 날 그 날을 살아왔고 A씨는 확고한 목표의식을 갖고 인생을 살아왔다는 차이가 있다. 아버지는 출발 당시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나태하게 달리기를 한 결과 뒤쳐지고 만 것이다. 목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이처럼 하늘과 땅 차이의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lisuk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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