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25일 회동을 준비하기 위해 재계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번 회동은 덕담을 위주로 했던 기존 회동과 달리 투자활성화를 위한 철저한 실무 토론 위주가 될 전망이다.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재계는 이번 회동에서 '재계의 선물(새로운 투자 프로젝트)과 정부의 선물(관련 규제 완화)을 주고 받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진행되고 있거나 알려진 투자계획이 아닌 새로운 투자계획을 밝히되, 투자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긍정적 메시지를 받아낸다는 계산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이나 노사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하고, 시장 투명성 제고 등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도 최근 최근 삼성 LG 현대차 SK 등 주요 참석 그룹들에게 투자와 고용창출을 가로막는 애로사항을 구체적으로 얘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각 그룹 기획담당 임원들은 22일 전경련에서 모임을 갖고 총수들이 밝힐 그룹별 투자계획을 품목, 금액 등까지 상세히 점검하고 관련 규제 해소 방안에 대한 건의내용도 논의했다.
재계는 특히 외국의 투자정책과 외국 경쟁기업들의 사례를 조목조목 밝혀, 청와대에 투자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한다는 구상. 재계는 작년말 삼성전자와 쌍용차의 수도권 공장증설 문제가 노 대통령의 "긍정적으로 검토하라"는 한마디로 속도를 낼 수 있었던 전례를 다시 한번 기대하는 눈치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번 회동의 핵심은 투자활성화를 위한 실무토론"이라며 "2시간동안 구체적인 투자 포인트를 중심으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논의를 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그러나 공정거래법 개정이나 사회공헌기금 조성, 노조의 경영참여 등 민감한 노사문제에 대해서는 얘기를 꺼내지 않을 생각이다. 대신 대통령이 먼저 꺼낼 경우 시장 투명화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수준의 원론적 답변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회동 참석을 위해 올 1월19일 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과의 회동 직후 출국했던 삼성 이건희 회장이 4개월여만인 지난 22일 밤 귀국했고,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진행중이던 올 1월초 일본으로 건너갔던 신동빈 롯데 부회장도 이번 회동에 참석하기 위해 24일 중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회동에는 재계에서 이 회장, 신 부회장을 비롯해 구본무 LG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총수 17명과 강신호 전경련 회장,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 등 2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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