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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칸 영화제의 '올드보이'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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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칸 영화제의 '올드보이' 영광

입력
2004.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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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올해도 칸 국제영화제에서 굵직한 상을 받았다. '올드보이'가 받은 상은 황금종려상 다음의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 대상이다. 근래 우리 영화계는 세계 3대 영화제의 주요 참가자였고 단골 수상자가 되었다. '올드보이'가 '취화선'(칸)과 '오아시스'(베니스), '사마리아'(베를린)의 맥을 이었다. 이번 수상으로 한국영화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게 됐고, 해외시장 진출에도 더 밝은 불이 켜진 셈이다. 자랑스럽고 고무적이다.'공동경비구역 JSA'로 주목 받았던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칸 영화제가 전통적으로 선호해 온 전형적 예술영화는 아니다. 불륜문제가 바탕에 깔린 이중의 복수극이다. 이 영화에 큰 상을 주었다는 것은, 연출과 연기에서 우리 영화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칸 영화제의 성격이 예술영화 뿐 아니라 작가정신의 치열성을 평가하는 쪽으로 확대·개방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유의해야 할 변화이기도 하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적 성취를 이창동 박찬욱 김기덕 등의 젊은 감독과 '올드보이' 배우 최민식 등이 잇고 있음도 믿음직스럽다.

이번 칸 영화제의 아시아 영화 강세도 눈 여겨 보아야 한다. '올드보이'를 비롯해 일본의 '아무도 모른다'에서 야기라 유야는 10대의 나이에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홍콩 출신 장만위(張曼玉)는 프랑스 영화로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제 세계영화가 더 이상 미국과 유럽 중심이 아니라, 아시아 등으로 다원화하는 증거다.

칸 영화제에서 얻은 또 다른 소득은 필름마켓에서 '태극기 휘날리며'가 좋은 조건으로 대미수출이 결정됐다는 점이다. 6월 말 일본의 4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 예정인 이 영화의 잇단 낭보다. 연예산업이 선도해 온 '한류(韓流)'는 세계적 이미지로 번져가고 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류'를 한층 고무시킬 보다 적극적 지원책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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