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증시전망은 달러에게 물어보세요." 지난 주 국내증시는 2주 연속 폭락 출발했으면서도 주중 외국인의 5,000억원 가까운 순매수에 힘입어 강한 반등세로 마감했다. 지난달 말 중국쇼크를 시작으로 연속해서 세계증시를 강타했던 미국 조기 금리인상 움직임, 유가 고공행진 등의 충격파가 일단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달러 강세 지속여부가 국내증시의 장기추세를 결정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달러강세가 계속된다면 지난해 5월이후 지난달까지 주가지수를 84%나 끌어올렸던 것과 같은 '강력한 외국인 바이 코리아 장세' 재현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달러 강세 땐 외국인 매수세 약화
LG투자증권은 지난주말 개최한 'LG 인베스트먼트 포럼'에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미국의 경제정책 기조가 2000년 이후 지속돼온 '달러환율 약세유지 통한 디플레이션 억제'정책에서 '금리인상을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로 전환돼, 달러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에서의 자금유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원증권도 달러 강세 지속론에 동조하면서 "2003년 달러 약세상황에서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에 유입된 자금이 대부분 주식시장에 집중됐다는 점이 달러가 강세로 전환한 이후 주식시장 수급상황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뮤추얼펀드 자금이 3주연속 순유출을 기록하는 등 증시에서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고 있다.
반면 한화증권은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를 감안할 때 미국이 달러강세를 초래할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시도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6월을 고비로 달러강세가 진정될 것"이라며 "역발상의 투자원칙을 되새길 때 지금이 우량주 바겐세일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단기장세, 유가 움직임에 달려
지난주 주가를 하루에 30포인트씩 요동치게 만들었던 고유가 행진은 지난주말을 고비로 진정세로 바뀌는 듯하다. 푸르덴셜, 현대, 동원증권 등 증권사들도 유가가 장기적으로 30달러대 초반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았다. 반등의 고비마다 걸림돌로 작용해 왔던 유가변수가 약화함에 따라 이번 주 증시는 종합주가지수는 8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은 810∼820포인트가 반등의 저항선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지수대가 지난해 4분기의 상승시도를 3번이나 좌절시킨 지수대이다. 11일 이후 매물동향을 분석해 본 결과 이 지수대에 매물이 집중된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따라서 주가 급락시 매도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은 이 지수대에 도달할 때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장기 배당주·단기 낙폭과대주 유리
이처럼 증시에 대한 장·단기 전망이 엇갈리면서 증권사들은 장기보유 종목과 단기보율 종목을 구분해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은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장성보다는 안정성을 더 선호하게 될 것"이라며, 배당수익률이 개별주가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장기투자가 유망한 고배당 종목으로 KT, 한국가스공사, LG상사 등을 추천했다. 또 장기적 하락장세의 바닥권은 지수 620선대가 될 것이라며, 지수가 이 부분에 도달하면 주가탄력도가 큰 삼성전자, 삼성SDI, 대덕전자, LG건설 등을 선취매하라고 권유했다.
한편 SK증권은 단기투자 유망종목으로 지수 고점대 가격과 비교해 반등이 약한 종목들을 추천했다. 지난주말 현재, 지수 고점대비 가격 회복폭이 20% 미만인 종목은 CJ, 아남반도체, 한화석화, INI스틸, 대구은행, 대우종합기계, SKC, LG화재 등이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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