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지방선거 재·보선이 23일 2주간의 공식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날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제주에서 후보 출정식에 참여하는 등 지원유세를 시작했다.이번 재·보선은 노무현 대통령 복귀 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란 점에서 향후 여야관계 등 정국 풍향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의 하이라이트인 부산 경남 전남 제주 등 4개 시도지사 선거의 경우 현재로선 우열을 가늠하기 힘든 접전 양상이다. 우리당은 4곳 모두를 석권, 동진(東進) 교두보 구축과 전국정당화 기틀을 다지겠다며 '올인' 의지를 숨기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PK 수성(守城)에다 내친김에 제주에서도 승전보를 띄우겠다며 만만찮은 항전 태세다. 민주당은 전남지사 선거에 당의 사활을 걸고 있다.
부산의 경우 후보 등록 전후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우리당 후보인 오거돈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한나라당 후보인 허남식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을 약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선 가능성 면에선 한나라당 허 후보가 우리당 오 후보를 앞선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어 서고 있어 승부는 예측불허다.
경남은 한나라당 후보인 김태호 전 거창군수가 우리당 후보인 장인태 전 경남지사 권한대행을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민주노동당 후보인 임수태 경남도당 대표는 한 자릿수 지지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의 최대 변수는 역시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지명문제가 될 전망이다. 우리당은 '경남 대통령-총리론'으로 바람을 일으킬 태세이고, 한나라당은 김 전지사를 겨냥한 '배신자론' 으로 방어벽을 친다는 전략이다. "이번 보선은 두 사람(안상영 부산시장, 박태영 전남지사)이 자살하고, 한 사람(김혁규 전 경남지사)이 여당으로 옮겨가 생긴 선거"라는 게 한나라당의 홍보 포인트다.
전남에서는 새로운 호남 맹주와 옛 터줏대감 간 싸움이 흥미진진하다. 우리당 후보인 민화식 전 해남군수가 초반 우세를 보이고 있으나, 민주당 후보인 박준영 전 청와대 공보수석이 '인물론'을 내세우며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당은 총선에서의 호남 돌풍이 이번 보선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벼랑 끝'에 몰린 민주당의 사활 건 총력전이 신경 쓰이는 눈치다. 민주당은 아예 중앙당을 광주로 옮겨와 총력전을 펴고 있다. 총선 이후 불고 있는 민주당 동정론에도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제주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인 김태환 전 제주시장과 우리당 후보인 진철훈 전 서울시 주택국장이 엎치락 뒤치락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인지도 면에선 한나라당 김 후보가 앞서 있는 상황이다. 우리당은 4·15 총선 때 제주의 3석을 모두 석권한 위세가 이번에도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제주 유치가 무산된 데 따른 집권여당 책임론 때문에 이번 재선거는 총선과는 다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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