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평양에서 열린 북일 정상회담은 2002년의 평양선언을 재확인 하고 북한과 일본 간의 뜨거운 현안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당일치기 평양 방문에서 이미 일본으로 귀환한 피랍자 가족 5명을 데리고 귀국함으로써 정치적 성과를 얻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일본의 인도적 지원과 함께 평양선언 준수를 전제로 한 일본측의 경제제재 발동의 유보라는 현실적 실익을 얻어냈다.이번 회담이 양국 관계뿐 아니라 동북아 안정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양국 관계나 지역평화에 가장 결정적인 실마리는 역시 북한 핵 문제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북일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입장천명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김 위원장은 고이즈미 총리에게 "한반도의 비핵화가 목표이며 6자협의를 통해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미사일 발사실험의 동결도 재확인했다. 지난달 후진타오 중국 총서기와의 정상회담에서 "인내심과 신축성을 갖고 6자회담 과정에 적극 참여해 회담진전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말한 맥락 그대로이다. 표현은 일견 긍정적이지만 모든 것은 협상으로 미뤘다고 볼 수 있다.
실로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김 위원장의 활발한 외교적 행보다. 김 위원장은 중국을 전격 방문하여 중국 수뇌부와 연쇄회담을 가진데 이어 일본 총리를 평양으로 불러들여 정상회담을 가졌다. 6월로 예정된 6자회담을 앞두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제3차 6자회담은 6월 하순으로 예정돼 있다. 우리는 김 위원장이 조성해 가는 분위기가 협상 진전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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