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러브호텔'을 아시나요?"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 토종동물의 짝짓기를 위한 번식장이 마련돼 '성업' 중이다. 100평 가량의 대지에 총 14개의 번식장을 갖춘 이 '러브호텔'은 1995년 만들어졌지만 일반 관람객은 접근할 수 없었다.
현재 서울대공원 동물원에는 360여종, 3,400여 마리의 동물들이 살고 있지만 '러브호텔'의 투숙자격은 매우 까다롭다. 국·내외에서 멸종위기에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 받은 한국 토종동물만이 이곳에서 '밀회'를 즐길 수 있고, 2세를 가질 수 있을 만큼 건강상태도 좋아야 한다. 이 조건에 걸맞은 투숙자격을 갖춘 동물은 늑대, 여우, 은여우, 오소리, 삵 등 5종뿐.
현재 '호텔'에는 삵 9쌍, 은여우·오소리 각 1쌍, 늑대 암컷 2마리가 장기투숙 중이다. 하지만 삵이 이미 여러 쌍 2세 번식에 성공, 다정한 부부금실을 자랑하는 것과 달리 암컷 늑대들은 '사랑'을 나누기는커녕 남편과 만나기만 하면 물어뜯고 싸워 현재 '독수공방' 신세에 처해 있다.
그러나 전담 사육사와 주치의까지 두고 있는 등 온갖 호사를 누리고 있는 이 동물들도 '출산' 후에는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관람객 맞이에 나서야 한다.
/박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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