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첫 단추 잘못 끼운 개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첫 단추 잘못 끼운 개각

입력
2004.05.24 00:00
0 0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군. 이런 개각은 처음 본다." 후임 장관은 이미 내정됐는데 개각 시기를 놓고 설들이 난무하는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청와대는 23일 3개 부처 개각 단행 방침을 언론에 흘렸다. 하지만 이미 사임 의사를 밝힌 고건 총리는 '헌법 정신 훼손'을 들어 제청권 행사를 거절했다. 그러자 조기 개각 방침의 진원지인 청와대측이 "이미 개각 보도가 나와 각 부처가 흔들리고 있다"며 결단을 촉구하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물론 이처럼 일이 꼬이게 된 요인은 '탄핵'이란 비정상적 상황이 63일간 계속된 데서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제청권 문제도 고려하지 않고 조기 개각설을 흘린 첫번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지난 주 20일자 조간 신문들은 '내주 중 개각'이라는 기사를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밤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언론에서 개각을 앞당기라고 압력을 넣는 것 같은데"라며 조기 개각을 시사했다.

하지만 언론들의 개각 보도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언급을 토대로 한 것이었다. 청와대측은 "여당에서 먼저 나온 얘기"라고 해명했으나, 기자들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개각에 대해 청와대측의 직간접적 확인 없이는 기사를 쓸 수 없다. 당시 핵심관계자들은 "내주라도 인사추천회의를 열 경우 개각을 할 수 있다" "결정된 바는 없으나 (조기 개각 기사를) 한 줄 쓰는 게 좋다"고 말한 게 사실이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 김근태 전 원내대표 등 입각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사들도 한번쯤 되돌아보기 바란다. 그들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강조해왔다. 이렇게 어수선한 때에, 왜 원칙으로 돌아가지 않는가.

/김광덕 정치부 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