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외끌이'에 힘입어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분기 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함에 따라 성장 동력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중국 긴축, 고유가, 미 금리 인상 등 대외 악재들은 2·4분기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여 올해 5%대 성장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1·4분기 실질 GDP(잠정)'에 따르면 물가 변동을 감안한 1분기 실질 GDP는 작년 동기보다 5.3% 증가했다.
분기별 GDP 성장률은 2002년 4분기 7.5%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분기 3.7%, 2분기 2.2%, 3분기 2.4%, 4분기 3.9% 등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상승 곡선을 긋는 추세다.
하지만 계절 변동을 조정한 GDP는 전분기보다 0.8%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해 3분기 1.6%, 4분기 2.7% 등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둔화했다.
예상보다 높은 1분기 성장을 주도한 것은 오직 수출이었다. 반도체 통신기기 등 중화학 공업 제품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재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2%나 늘어났다.
반면 민간 소비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나 줄어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특히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0.3% 감소하면서 민간 소비는 추세 상으로도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내수의 성장기여율은 마이너스 4.9%를 나타낸 반면,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무려 104.9%를 기록했다.
투자 부진도 계속돼 설비투자는 4분기째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며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으며, 건설 투자 역시 작년 동기보다 4.1%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해 4분기 증가율(7.6%)에 크게 못 미쳤다.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 조건 악화로 무역 손실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지난해 동기보다 4.6%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GDP 성장률에 다소 못 미치는 수치로 체감 경기가 지표에 비해 좋지 못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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