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사진) 국세청장은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 초청 조찬 강연에서 "세금을 성실히 내는 기업들에 대한 세무당국의 간섭을 줄여 나가겠다"며 "올해 세무조사를 받은 대상과 세무조사 기간을 지난해보다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청장은 "세무조사 대상 선정 때 컴퓨터 세무자료 분석을 통해 적출된 불성실 신고기업의 비율을 높이고, 장기 미조사 법인으로 분류돼 조사대상에 포함되는 기업의 비율은 낮추겠다"면서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에 올해 세무조사 방향을 확정 공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경기침체를 감안해 전체 법인 수 대비 일반 법인의 세무조사 비율을 2002년의 2%에서 1.5%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세무조사를 받는 법인은 이보다 줄어든 전체 법인의 1.0∼1.5% 수준 안팎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 청장은 접대실명제와 관련, "기업들이 사업 기밀이 노출될 수 있다는 식으로 비판하지만, 이는 '겁주는 것'일 뿐"이라며 "회계장부에 더 많은 기밀이 나와 있어도 국세청 세무조사 때문에 노출된 사례는 단 한건도 없다"며 재계 반발을 반박했다. 이 청장은 또 "접대실명제 때문에 소비가 위축된다고 하는데, 올 1분기 법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4조1,7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4조1,900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며 "기업들의 반발은 허약한 아들에게 보약을 주니깐 '써서 안 먹겠다'는 식이고, 계속 먹으라고 하니깐 '집을 나가겠다'는 투정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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