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기업 의욕을 북돋워 줘야 하는데 공정위와 검찰이 왜 자꾸 나서는 지 모르겠다." 삼성경제연구소 정구현(사진) 소장은 21일 서울 소피텔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정치 환경변화와 기업의 대응'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시장은 개혁 대상이 아니다"며 이렇게 말했다.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이날 조찬간담회에서 정 소장은 "한국은 고비용 저성장 구조이고 옆동네(중국)는 고성장 저비용 구조인데 어떤 기업이 투자하려 들겠는가"라며 "단순히 규제 완화만으로는 부족하고 문제의 핵심은 기업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2002년 대선과 2004년 총선은 우연이 아니라 1980년대부터 다져진 진보세력의 결속과 이론 무장, 세력화 등의 결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소한 10년은 지속될 것"이라며 "재야 운동권이 어려운 여건에서 사람을 모으고 교육시켜 조직화해 온 것처럼 이제는 기업이 시장경제와 기업에 대한 교육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2005년 이후 세계경제가 다시 불황에 빠지면 경제를 떠받쳐 온 수출마저 침체되고 신용불량자, 부동산 버블 등의 내부적 모순이 악화해 커다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 뒤 "이는 진보정권에 심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이어 "보호를 해주면 그 보호대상자는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이 경제의 원리"라며 "지금의 진보정권은 '좋은 의도로 시행한 정책이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교훈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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