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관계이던 벤처기업 대표 A씨의 초등생 아들 2명을 독극물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사형이 구형됐던 20대 여성에게 무죄가 선고됐다.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이종오 지원장)는 21일 이 사건 선고공판에서 이모(27·여) 피고인과 무기징역이 구형됐던 공범 하모(33) 피고인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유죄 인정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해야 하지만 이 사건은 이런 증거가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종합적으로 볼 때 간접증거도 증명력이 있으면 범죄사실이 인정될 수 있고 갈등이 고조된 A씨와 이씨의 관계 등은 범행의 동기로 볼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하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못하고 간접증거도 믿을 만한 근거가 없다" 고 덧붙였다.
이씨는 2002년 2월 경기 고양시 모 아파트에서 발생한 A씨의 아들 형제(당시 8, 11세) 독극물 살해사건과 관련, A씨에 대한 협박혐의만 인정돼 불구속 입건됐으나 사건 발생 1년 9개월만인 지난해 11월 하씨가 검거되면서 하씨의 자백을 근거로 함께 구속돼 이달 초 사형을 구형받았다.
이씨는 구속 당시에도 "A씨 집에 가지도 않았으며 A씨의 아이들을 살해하지도 않았다"며 자신의 범죄사실을 완강히 부인했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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