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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韓·中·日 손잡고 IT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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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韓·中·日 손잡고 IT판도 바꾼다

입력
2004.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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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분야에서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의 협력이 활발하다. IT 관련 차세대 핵심 분야에서 공동 기술개발, 규격 표준화, 시장 통합 등을 추진하는 한중일 3국의 움직임은 미국 주도의 세계 IT 판도를 뒤흔들 가능성도 있다.

리눅스 기반 OS 공동개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가 독점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에 대항해 기본 정보가 무료로 공개돼 있는 리눅스를 기반으로 3국이 독자 OS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지난 4월3일 중국의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던 3국 정보통신부처 국장급 회의는 독자적인 리눅스 기반 OS 공동개발을 서두르고 3국 행정기관과 기업들의 리눅스 기반 OS 활용을 촉진키로 기본 합의했다.

제4세대 휴대전화 통신방식 통일

7월 일본에서 열릴 3국 IT장관 통신정책협의에서는 제4세대 휴대전화 통신방식의 공통화를 위한 공동연구에 정식 합의할 전망이다. 매초 100메가비트로 광통신 수준의 고정밀 동화상 수신이 가능한 제4세대 휴대전화 기술개발과 사용주파수 대역 설정에서 보조를 맞추려는 것이다.

현재 3국의 휴대전화 이용자수는 세계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지만 전파를 전송하는 통신방식이 제 각각이다. 제4세대에서 3국이 통신방식을 표준화한다면 통신회사나 단말기 메이커의 비즈니스 찬스가 더욱 확대되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 표준도 노릴 수 있다.

IPv6 실용화기술 공동개발

언제 어디서나 접속과 정보교환이 가능한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회'의 핵심 기술로 여겨지는 차세대 인터넷 규격인 IPv6의 실용화 기술을 3국이 공동 개발해 세계 표준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IPv6는 인터넷상의 주소인 접속용 어드레스를 사실상 무한대로 늘릴 수 있어 향후 인터넷 이용 확대의 열쇠다. 일본의 NTT와 히타치(日立), 한국의 KT와 삼성, 중국의 중국전신(電信) 등이 정부 지원을 받으며 참가해 상호접속 프로그램, 안전대책 소프트 등의 실용화 기술 실험 정보를 공유해나갈 예정이다.

전자태그 규격 표준화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의 정보를 초소형 IC칩에 담아 무선주파수로 추적 가능한 기술이 전자태그이다. 유통업의 상품관리, 제조업의 제품·부품 관리 등에서 지금 사용되고 있는 바코드를 대체할 것이 확실하다.

한발 앞선 일본 대기업들이 참여한 표준화단체인 유비쿼터스ID센터가 한국 삼성종합연구소 SK텔레콤 등 60여사가 지난 2월 설립한 한국RFID협회, 중국과학원 계산기술연구소 등과 공동연구나 기술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올해 안에 한중일과 싱가포르의 4개국으로 일본 규격을 채용한 표준화기구를 설립해 미국 월마트가 주도하는 표준화단체 EPC글로벌에 맞서 세계 표준화를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첨단 방송 분야 협력

지난 4월28∼29일 중국의 베이징에서는 제1차 한중일 디지털 TV/방송 실무협의회가 열렸다. 3국 IT 담당 부처와 방송사, 관련 기업 등이 참가한 협의회에서는 디지털TV 방송 관련 정책방향과 기술개발, 산업현황 등이 보고됐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구체적 협력방안들이 논의됐다. 또 한국의 SK텔레콤과 일본의 MBCO가 공동 투자한 세계 최초의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전용위성도 지난 3월 발사와 궤도진입, 전파교신에 모두 성공해 본격 서비스 개시만 남겨두고 있다.

SK텔레콤측은 "한일 양국 서비스가 가능하게 공동으로 제작된 전용위성의 성공적인 발사로 한일 양국은 세계 최초의 이동 휴대방송 시대를 열기위해 사업협력은 물론이고 선의의 경쟁에 들어갔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의 견제와 리스크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최근 한중일 3국 IT협력에 대해 "미국과의 통상마찰 싹을 품고 있는 중국과의 연대에는 일본도 통상마찰에 휘말려 들 위험이 함께 따른다"며 "또 3개국 중에서 중국이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무선 LAN에서 세계 표준과 호환성이 없는 독자 규격의 채용을 의무화하려다가 미국 인텔사가 무선용 반도체 수출 중단 압력을 넣어 철회시킨 사례를 소개하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리스크를 피하는 방향잡기의 난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코리아IT네트워크 일본사무소 장인영(張麟泳) 사무국장은 "세계 IT분야의 최대 성장 시장인 중국을 겨냥하려면 한국과 일본으로서는 3국 협력이 필수적"이라면서 "3국의 입장이 미묘하게 다른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IT 분야 협력은 다른 정치·경제 분야에 비해 거부감이 적어 성과를 내기도 좋다"고 말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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