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도 없는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났을 때, 베란다에서 창 밖을 보다 떨어졌을 때, 동물원에 갔다가 우리를 탈출한 호랑이와 맞닥뜨렸을 때, 캠핑 갔다가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산 속에 갇혔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순간의 판단이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이런 순간이 그저 TV 뉴스나 신문 사회면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오락채널 XTM의 ‘최악의 시나리오’(금 오전 2시)는 바로 이러한 극한상황을 가상으로 설정하고, 도전과 극복 과정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입담과 재치가 뛰어난 진행자 마이크 로우와 ‘진주만’ ‘매트릭스’ 등에서 활약한 스턴트우먼 다니엘 베르지오가 상세한 시범을 통해 위기상황 탈출법을 알려준다.
너무나 위험한 상황이 많아 완벽한 보호장비를 갖추지 않고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없다는데, 이번 주에는 불이 난 건물에서 안전하게 아래로 뛰어내리는 방법을 일러준다. “떨어지기 좋은 쓰레기 더미를 찾은 후, 목을 보호하기 위해 턱을 당기고, 다리부터 중력에 몸을 맡겨 떨어지며, 떨어지기 직전 엉덩이를 들어 체중을 분산시키고, 몸에 달린 장신구들을 제거하고, 벗겨지지 않는 편한 신발을 신는다.” 급박한 상황에서 이런 요령이 다 생각날지는 의문이지만, 모르는 것보다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인 만큼, 산악등반시 발생할 수 있는 산속에서의 고립, 고산병, 고소공포증 대처법과 함께 스카이다이빙 때 안전하게 착륙하는 방법, 자전거 하이킹을 하다 언덕에서 굴렀을 때의 대처방법 등도 실감나게 보여준다. 위험은 예고없이 닥친다고 하지만, 자연 재앙만큼이나 예고없이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도 없을 것이다. NGC ‘자연의 분노-홍수’(일 오후 11시)는 공기와 함께 인간 생존의 필수요소인 물이 거칠게 변할 때, 가장 치명적인 자연재해로 돌변한다는 것을 생생히 보여준다.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는 홍수는 그 진로상에 있는 것들을 파괴시키고 땅을 깎아 내리며 집을 부수고 잔해들을 쓸어가 버린다. 어디 그뿐인가. 사람들까지도 쓸어가고, 한 해의 양식이 될 곡물도 쓰러뜨리고, 결국에는 인근지역을 초토화해버린다. 그러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더 이상 홍수를 겁내지 말고, 어떻게 홍수가 일어나고 어떤 피해를 주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1970년대 ‘학원 액숀 로망’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던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주인공들은 리샤오룽을 교과서 삼아 열심히 운동하며, 언제 일어날 지 모르는 싸움에 대비했다. 그러나 2004년, 요즘 사람들에게는 격투기가 있다.
스피드레저채널의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금~일 오전 10시)는 1993년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시작된 이종 격투기 경기로, 초창기에는 미국 일부 주에서 TV 방송이 중지되었을 만큼 격렬한 스포츠의 원조이다. 무원칙한 듯 보이는 싸움이지만, 경기자들의 움직임 하나 하나를 보고 있으면 그 안에 싸움의 원칙이 생생히 살아있다.
위기에 처했을 땐 필사적으로 빠져 나와야 하고, 싸움이 시작되었다면 이겨야 하는 법. 유비무환(有備無患)이면 하느님도 도울 것이다.
/공희정 스카이라이프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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