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덕룡 신임 원내대표가 20일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를 방문해 신기남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 등 우리당 지도부와 만났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으나, 뼈 있는 대화도 오갔다.천 대표가 "창당후 가장 귀한 손님이 오셨다"며 인사를 건넸고, 신 의장도 '세한연후지송백'(歲寒然後知松栢·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송백의 진가를 알게 된다)는 문구를 인용하며 "한나라당이 어려움을 겪은 뒤 김 대표의 진가를 알아보는 것 같다"고 덕담을 했다. 이에 '송무백열'(松茂栢悅·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이라는 고사성어로 화답한 김 대표는 "천 대표처럼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분을 만난 게 복"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또 "한나라당 협조 아래 경제가 살아났다는 평을 듣고 싶다"(신 의장) "경제에 관한 한 우리당보다 더 열심히 하겠다"(김 대표)며 경제 문제에 대한 초당적인 협력을 다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초반부터 인사문제 등으로 제발 시험에 들지 않게 해달라"고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지명설에 우회적 불만을 표시했다. 또 신 의장이 "액셀러레이터가 있으면 브레이크도 있어야겠지만, 너무 브레이크를 잡지 말아달라"고 하자 김 대표는 "우리가 발목을 잡은 일이 없다. 어디로 가는 지만 분명히 말해달라"고 응수했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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