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19일 가자지구 라파 난민캠프를 무차별 폭격,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국제사회가 "만행"이라며 강력히 성토했다. 특히 이스라엘의 강력한 후원자인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스라엘 규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짐으로써 이스라엘의 난민촌 공격에 우회적으로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하지만 이스라엘 군은 20일에도 난민촌들에 대한 공격을 지속해 팔레스타인 7명이 추가로 숨지고, 이스라엘 법원은 아라파트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지도자 마르완 바그루티에 대해 살인죄를 인정, 조만간 사형판결을 내릴 예정이어서 이―팔간 대결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안보리는 이날 이스라엘군에 의한 난민촌 파괴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는데, 미국이 중동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결의안에 대부분 거부권을 행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번 미국의 반응은 매우 이례적이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사건의 진상설명을 요구했다"며 "당사자들이 최대의 자제력을 보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의 이런 언급은 전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라파 군사작전을 "문제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극단주의자들을 공격목표로 삼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대조적인 것이다.
영국 유럽연합(EU) 러시아 등도 "용인할 수 없는 행위""정도를 벗어난 것""분별없는 행동"이라고 일제히 비난했으며, 국제앰네스티(AI)는 이스라엘의 라파지구 가옥철거를 "전쟁범죄"라고 규정했다. 국제인권연맹(FIDH)은 전쟁범죄를 언급하면서 국제사회가 이 문제에 조속히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난여론은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크네세트(의회)의 아랍계 의원들은 아리엘 샤론 총리와 샤울 모파즈 국방장관, 모셰 야알론 군참모총장 등 측근들을 "나치주의자"라고 비난하고 이들을 국제 전범재판에 회부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탈리브 알―사나 의원은 "야알론과 모파즈는 독일인이 아니더라도 나치당원이 될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말해 일부 유대계 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좌파 운동원 수백명도 이날 텔아비브 예루살렘 하이파 등 대도시에서 라파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는 예비역 공군 조종사들도 일부 참여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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