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 개막하는 세계 최고 애니메이션 축제인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심사위원에 권영섭(65·사진) 한국만화가협회 자문위원이 위촉됐다. 48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영화제 5명의 심사위원에 한국인이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한국 애니메이션 및 만화의 위상이 그만큼 향상된 덕분이죠. 애니메이션의 상업성을 중시하는 미국에 비해 프랑스는 예술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만큼 자부심이 강하죠. 따라서 심사위원에 한국인을 포함시킨 것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예술성을 높이 평가한다는 증거입니다."
그만큼 권씨의 어깨도 무겁다. "안시 페스티벌 정신에 맞춰서 작품성을 기준으로 심사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새로운 스토리와 표현 기법 등 독창성과 도전정신도 평가할 생각입니다."
45년 동안 작품활동을 해 온 권씨는 1960년대 순정 만화 '봉선이 시리즈'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에는 만화책을 1권 그리는 게 보통이었는데, 봉선이 시리즈가 어찌나 인기가 있는지 출판사에서 두 권을 한꺼번에 그려주면 집을 사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지요. 자존심 하나로 버텼던 시절인지라 거절했어요."
그는 인기보다는 만화에 대한 애정으로 소신있는 작품 활동을 해왔다. 덕분에 1992년부터 6년 동안 한국만화가협회장을 역임했고,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만화대회와 서울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등 굵직굵직한 국제대회도 만들었다. "안시 페스티벌 위원회에서도 국제 만화행사를 기획한 공로를 인정해서 심사위원으로 위촉한 모양입니다." 현재 그는 한국만화가협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목원대 만화학과에 출강중이다.
6월 12일까지 열리는 올해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는 50개국 2,000여편의 작품이 경쟁부문에 출품됐다. 한국 작품으로는 성백엽 감독의 '오세암'이 장편, 김준기 감독의 '인생'이 단편 분야에 진출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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