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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공산화 주도 빙 前부주석 첫 訪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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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공산화 주도 빙 前부주석 첫 訪韓

입력
2004.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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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정이 증오의 차가움을 녹였다.'베트남 혁명 1세대 생존자로 1992년부터 10년간 베트남 국가 부주석을 지낸 거물급 인사인 누엔 티 빙(77) 여사. '미국의 앞잡이'라며 한국 방문을 거절했던 그가 결국 '사랑의 힘'에 마음이 풀어져 20일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한다.

빙 여사는 프랑스 식민 체제에 저항하는 학생운동을 주도, 옥고를 치르고 1968년부터 76년까지 베트남 임시혁명정부 외무부 장관으로 재직했으며 파리 종전협상대표단장을 맡아 미국 키신저 국무장관의 협상 상대역으로 뛰어난 활동을 보여 세계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 베트남에서 가장 존경 받는 인물 3인 중 한 사람으로 현재 베트남 아동보호기금 총재직을 맡고 있다.

빙 여사의 이번 방한은 한국청소년동아리연맹(이사장 이택렬)과 베트남에 현지 법인을 운영하면서 오랫동안 민간 외교사절 역할을 해온 수상보트 전문업체 (주)우성아이비(대표 이희재)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빙 여사는 그동안 여러 번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으나 전쟁 상대국이었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했다. 그러나 한국선의복지재단과 한국어린이보호재단, 부천 세종병원 등 한국 민간 단체 및 의료기관이 심장병을 앓고 있는 베트남 어린이들에게 4년 동안 꾸준히 무료시술을 해주는 것을 보고 마음이 움직였다고 한다. 이들 단체는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해 민간인들이 희생된 것에 대한 사죄와 화해의 노력으로 당시 한국군이 게릴라 토벌활동을 벌였던 쿠앙응아이, 쿠앙남 등 5개성을 중심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새 생명을 찾아주고 있다.

빙 여사는 20일 한국선의복지재단, 한국어린이보호재단 및 세종병원 방문을 시작으로 24일까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문화관광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만나 한―베트남 청소년 및 어린이 교류 증진을 위한 논의한 뒤 25일 출국한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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