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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새 원내대표 선출/"안정속 개혁" 김덕룡號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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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새 원내대표 선출/"안정속 개혁" 김덕룡號 출항

입력
2004.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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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19일 새 원내대표로 5선의 김덕룡 의원을 선출함으로써 17대 여대야소의 황무지에서 첫발을 뗐다. 그의 선출에 대해 한 의원은 "첫 발로는 넓지도 좁지도 않은 무난한 보폭"이라고 평했다. 당초 김문수 의원과의 접전 예상을 깨고 1차 투표에서 과반의 낙승을 거둔 것도 '무난한 보폭'에 대한 17대 당선자들의 선호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앞에 놓인 당 안팎 환경은 그리 무난해 보이지 않는다.그에게는 합리적 개혁주의자라는 이미지와 비주류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어왔다. 그 수식어는 그와 한나라당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이기도 하다. 그는 "개혁은 내가 원조"라고 전제하고 "여당이 파괴와 분열의 개혁을 말할 때 국민을 통합하고 미래를 창조하는 개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합리적 개혁은 여당의 거친 개혁 드라이브 속에서 자칫 '올드타입'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의 선출로 한나라당은 명실상부 비주류 출신으로 지도부가 구성됐다. 그간 한나라당의 골간이던 민정계, 이회창계 등의 완전 퇴보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변화하는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당내의 뿌리가 그리 튼실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세력들이 흔들어대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릴 수 있다. 때문에 6·5재보선이 박근혜-김덕룡 체제 연착륙의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여당의 김혁규 전 경남지사 총리 밀어붙이기도 그의 정치력을 시험하는 장이 될 것 같다. 그는 "테스크 포스를 만들어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고 정치력 발휘해 막아내겠다"고 공언했다.

날선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상생과 화합으로 당을 이끌 것이란 기대와 여대야소 현실 사이에서 그의 정치력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후보들은 날카로운 질문을 주고받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안택수 의원은 "얼마전 대표경선에 출마했다가 이번에도 출마했는데 선거만 있으면 출마하는 이유가 뭐냐"며 김문수 의원을 겨냥했고, 김덕룡의원에 대해서도 "3김중 한 분과 너무 오래 밀착해 왔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 의원은 "안 후보는 JP와 함께 의정 생활 시작했는데 그리 자랑스러운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되받았다.

이날 투표에는 당선자 121명 가운데 해외 체류중인 정형근, 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이덕모 당선자를 제외한 119명이 참가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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