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인 수감자 학대 혐의로 기소된 미 육군 372헌병중대 소속 예비군인 제레미 시비츠(24) 상병에 대해 최대 1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번 재판은 가혹 행위로 기소된 7명의 미군에 대한 첫 법적 심판으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형하라"고 요구해 온 이라크 국민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시비츠는 이날 바그다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특별군사법원 재판에서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저지른 포로 학대(소극적 사진 촬영) 및 포로 학대 음모, 동료의 학대 행위를 막지 않은 직무 태만 등 4가지 혐의를 인정했다.
보다 강한 처벌이 가능한 보통군사법원 대신 특별군사법원에 서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보통군사재판을 앞둔 다른 미군 3명은 이날 오전 혐의의 시인 여부에 답하기 위해 같은 법정에 소환됐다.
미군은 포로 학대 파문 진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재판을 촬영과 녹음을 금지하는 조건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알 자지라와 알 아라비야 등 아랍 언론 및 각국 취재진 수 백 명은 재판정과 폐쇄회로TV가 설치된 인접 회의실에서 재판을 방청했다.
AP통신은 "미군은 재판 공개가 포로 학대 책임자들을 가려내고 처벌하려는 단호한 결의를 나타내는 것으로 비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재판 공개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미국식 민주주의를 선전한다는 의도도 있다.
그러나 형이 확정되기도 전부터 이라크인들의 반응은 차가왔다. 미군이 미군을 재판한다는 점과 첫 재판의 약한 처벌은 비난을 부르고 있다. 한 수감자의 가족은 "재판은 쓸데 없는 짓"이라고 무시했다. 동생이 미군에 잡혀 있다는 한 이라크인은 "말도 안 된다. 이라크인들에 의해 재판을 받아야 하며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그들은 사형에 처해져야 한다"고 분개했다.
한편 포로학대 혐의로 기소된 미군 헌병 7명 외에도 수십명의 미군들이 개입돼 있으며 이를 은폐하려는 공작이 진행되고 있다고 미 abc 방송이 18일 폭로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근무한 새뮤얼 프라번스 병장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건에 관련된 그 많은 사람들의 집단적인 침묵에 놀랐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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