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남대문 시장을 도우려 합니다."연극계의 원로이자 KBS드라마 '용의 눈물' 등에 출연한 박웅(64·사진)씨가 남대문 시장을 살리기 위한 사진전을 연다.
박씨를 비롯해 이태주 세종문화회관 극단장, 손기상 전 삼성문화재단 고문 등 18명의 회원으로 이루어진 '장터 포토클럽'은 21∼31일 서울 남대문 시장 내 알파갤러리(02-3788-9498)에서 지난 1년 동안 찍은 남대문 시장 풍경사진 60여장을 전시한다.
"재래시장이 너무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뭔가 도와 줄 게 없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현대화 돼 가는 동대문 시장에 비해 옛날 시장 모습이 많이 남아있는 남대문 시장의 풍경을 잊혀지기 전에 담아두고 싶기도 했구요."
서울연극제 마지막 총연습을 앞두고 바쁜 시간을 쪼개 인터뷰에 응한 박웅씨는 재래시장에 대한 추억이 깊다. "경북 문경이 고향인데 어릴 때 5일장이 서면 어머니와 함께 나가서 각설이 타령을 보곤 했던 기억이 아직 또렷합니다."
사진에 대한 그의 관심은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 "극단 '자유' 소속으로 해외공연을 많이 했는데 처음엔 공연기록으로 사진을 찍다가 80년대 중반 영우 포토클럽을 만나고, 5년 전 장터 포토클럽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진에 애착을 갖게 됐지요"
그는 빡빡한 공연 일정 속에서도 오후에 연습이 있으면 오전에 시장에 나가서 찍고,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남대문 시장을 기웃거렸다. "경기가 나빠서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인들을 설득하면서 사진 찍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재래시장이 살아 남기 힘든 시대이지만 흥정 소리, 손님 맞는 소리 등 가장 인간적인 면이 많이 남아 있는 남대문 시장이 계속 유지됐으면 좋겠습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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