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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도서전에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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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도서전에 놀러오세요"

입력
2004.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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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서울국제도서전 준비회의를 했습니다. 매년 6월 초에 열리는 우리나라 유일의 도서전이지요. 그렇지만 1년에 한 번, 책의 축제를 준비하는 저희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습니다.사실 코엑스에서 열리는 전시회 가운데 도서전이 참가회사의 참가비가 가장 싸다고 합니다. 게다가 관람객의 입장료도 없습니다. 전시기간도 다른 행사에 비해 긴 6일, 그것도 주말과 공휴일까지 끼어 있으니 참여 출판사 입장에서는 더 요구할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여럿 있습니다.

우선 5, 6년 전부터 도서전 참가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독서를 가로막는 시험제도, IMF 외환위기 이후의 경제력 약화, 젊은층의 사고변화 등으로 독서인구가 줄고, 그 결과 도서전은 학습지 회사들의 홍보장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책 만드는 이들과 함께 호흡하려는 소수의 독자들마저 도서전을 외면하는 것이지요.

도서전을 대하는 관람객과 출판사, 주최측의 관점이 제각각인 것도 도서전 활성화에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판매가를 둘러싼 관람객들과 출판사, 주최측의 시각차이, 영세한 까닭에 장기적인 홍보보다는 도서전 기간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출판사. 무엇보다도 큰 장애물은 책읽기를 경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일 것입니다. 10년, 20년 후에 삶을 풍요롭게 하는 책보다는 복권과 신용카드가 사회의 화두인 따뜻한 봄날, 도서전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출판사와 주최측, 모두 도서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자세를 가다듬고 있습니다. 어린이 도서전시관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그만큼 전시공간도 넓어졌습니다. 주최측의 다양한 이벤트뿐만 아니라, 저희 또한 관람객들과의 대화를 위해 편안한 자리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6월 4일부터 9일까지 도심에서 책과 함께하는 자리, 어떻습니까?

/김흥식 서해문집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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