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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남의장 당내 반대파 껴안기/'이해찬 지지' 김부겸의장 비서실장으로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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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남의장 당내 반대파 껴안기/'이해찬 지지' 김부겸의장 비서실장으로 임명

입력
2004.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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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동침?'19일 김부겸(사진) 의원이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의 비서실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 당내에는 배경을 둘러싼 해설과 추측이 무성했다. 당 역학구도 상 두 사람의 조합은 누가 봐도 이질적이기 때문이다.

신 의장은 정동영 전의장 및 천정배 원내대표와 함께 당권파의 축을 이루는 인물이고, 김 의원은 지난 주 원내대표 경선 때 공개적으로 이해찬 의원을 지지한 재야파 재선그룹의 간판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두 집단의 핵심 인물이 의장과 비서실장으로 한 배를 탄 것은 분명 이채롭다. 때문에 두 사람이 어느 선까지 긴밀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을 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번 비서실장 인선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일단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우선 당내 제세력의 통합이 급선무인 신 의장으로서는 재야파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당내 교류 폭이 누구보다 넓고 정치적 감각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이 상징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카드로 낙점된 셈이다. 신 의장은 이날 취임 회견에서 "김 실장을 삼고초려 해 어렵게 모셨다"며 "화합과 단결이 중요하다"며 이런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반면 김 의원은 신 의장으로부터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만 해도 강력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전날까지 기자들에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그런 김 의원이 비서실장을 맡게 된 데는 재야파 내부의 원려(遠慮)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당 지도부를 장악한 당권파를 견제하고, 때로는 감시하려면 비중 있는 재야파 인사가 지도부에 참여해야 한다는 판단이 김 의원의 등을 떠밀었다는 얘기다. 앞으로 두 진영의 경쟁이 첨예해질 경우 두 사람이 어떤 행보를 보일 지 당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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