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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비정규직 처우개선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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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비정규직 처우개선의 출발점

입력
2004.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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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한 1단계 처우개선책을 발표했다. 이 부분의 비정규직 23만여명 중 학교 영양사와 사서 등 3만2,000명을 공무원화나 정규직화하고, 학교 조리보조원 등 6만5,000명은 연봉계약제로 전환하거나 보수를 인상한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일단 진일보한 정책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선안이 요구에 미흡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대부분 정규직과 같은 직무를 하고 있지만, 임금은 정규직의 50%에 머무는 등 차별을 받고 있다.비정규직 차별 해소는 올해 노동계가 가장 역점을 둔 사항이다. 여러 차례 개선의지를 밝혀 온 정부가 이번 조치로 비정규직 문제를 주도함으로써, 민간 기업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노동계의 강경한 입장만큼, 재계 역시 현재의 임금수준도 높은데 추가 비용을 부담하기는 어렵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민간 부문의 비정규직 처우문제를 놓고 노사정(勞使政) 간 심한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에도 경제단체들은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 해소와 연계해 해결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의 과도한 임금수준 등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노동계는 정규직 과보호 해소와 임금안정,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에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 비정규직 대우가 열악해진 데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기주의와 묵인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터에 비정규직의 극심한 고통을 더 이상 방관할 수는 없다. 노사정 모두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해결의 출발점일 것이다. 정부는 다음 단계의 처우개선을 실천하고, 노사 또한 고통분담 차원에서 각자 크게 양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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