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있는 그대로의 결혼생활을 쓴 것뿐인데 이렇게 상을 받게 돼 너무 고맙습니다. 남편이 가장 좋아할 것같아요."장려상을 받은 이정란(李貞蘭·46)씨의 '나의 결혼생활'은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1급 지체장애인이 된 그가 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이야기다. 보조기에 양쪽 목발까지 짚어야 겨우 걸을 수 있는 그에겐 아이가 아플 때 병원 가는 것조차 큰 도전이었다. 역시 2급 장애인인 남편은 빚에 몰려 가족을 돌보지 않은 채 도피생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인 큰 딸은 살림을 돌보고, 6세 아들도 엄마 심부름이라면 TV를 보다 벌떡 일어난다.
이씨는 수상 소감 뒤에 수기에 못 다 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아이를 키워보니 막내 딸 다리 고쳐보겠다고 업고 다니며 고생하시던 우리 어머니 생각이 사무칩니다. 엄한 할아버지 할머니 아래서 장애 딸을 두었다고 얼마나 맘 고생 하셨는지 몰라요. 언젠가 그 사연을 꼭 써보겠어요."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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