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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친구들아, 날 좀 울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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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친구들아, 날 좀 울리지 마라

입력
2004.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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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길 위의 이야기'를 쓰려고 책상에 앉았는데 옆에 놓아둔 핸드폰이 삑삑거린다. 내 핸드폰에 들어오는 문자 메시지의 대부분은 강릉에 사는 고등학교 친구 이상일이 보내오는 것이다. 이 친구는 동창들 모임이 있어도 문자를 보내고, 친구들 중에 누가 부모상을 당하거나 새로 어느 친구가 가게를 열었을 때에도 가장 먼저 알고 문자를 보낸다.처음엔 그런 메시지 중의 하나인 줄 알고 원고를 다 쓰고 나서 봐야지 했다. 그런데 중간에 1분 간격으로 삑삑거려 뚜껑을 열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내일 우리 모두 평범한 하루를 보내겠지만, 우리 친구 한 명은 또 한번 깊은 아내사랑 작업에 들어갑니다. 서울에 사는 길봉린 동기가 그동안 신장 때문에 고생해 온 아내에게 신장을 나누어줍니다. 처형을 물리치고 본인이 직접 나선 이 용기 있고 멋진 친구에게 우리 모두 마음의 힘을 모아 줍시다."

두 번에 나누어 들어온 문자를 받고 금방 눈시울이 시큰해졌다. 퇴원은 일주일 후에 한다고 했다. 아마 두 사람 다 수술 후 더 아름답고 멋진 모습으로 우리에게 올 것이다. 봉린아. 기운내!

이순원/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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