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큰손들이 단기 급락한 한국증시에 대해 '저가매수 타이밍' 찾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쇼크가 시작된 지난달 27일 이후 14 거래일 동안 단 2일만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이 18일 모처럼 390억원대를 순매수했다. 또한 대형 외국 증권사들은 잇따라 매수에 나설 뜻을 내비쳤고, 일부 해외펀드들은 코스닥 우량주를 중심으로 이미 저가매수에 나섰다.
JP모건·모건스탠리 매수시점 모색
JP모건은 이날 미국과 아시아 마케팅 투어를 다녀온 결과를 설명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증시에 대해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기 때문에 투매가 진정되는 것이 확인되면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JP모건은 현재 가격대에서 한국의 대형IT종목들은 하락의 위험성보다는 상승 잠재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JP모건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종목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삼성SDI 등 IT관련 대형주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주가 바닥권'이 어디인지 궁금해 했으며, 하이닉스 등의 저가 매수시점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JP모건은 국내 주요 IT관련주의 바닥권 가격을 삼성전자 42만4,000원, LG전자 5만700원, 삼성SDI는 11만원, 하이닉스는 8,700원 등으로 추정하고, 삼성전자와 삼성SDI에 대해서는 '비중확대' 의견을, LG전자와 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증권도 한국 증시 하락폭이 지나치게 크다며 강한 반등을 예상했다. 박천웅 모건스탠리 투자전략가는 "중국 경기 둔화, 미국 금리인상, 고유가 행진 등 외부악재들은 이미 시장에 반영되거나 과다하게 작용했다"며 "급락 이후 지나치게 낮아진 주가, 2분기 기업이익 탄력성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 상당 폭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으며, 반등시기는 2분기 기업이익 전망치가 발표되는 6월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모건스탠리는 대우조선해양, LG화학, 현대차 등을 신규편입 유망주로 추천했고, 삼성SDI를 비롯한 IT업종의 비중확대를 제시했다.
영국계펀드 코스닥종목 집중 매수
영국계 펀드인 아틀란티스 코리안 스몰러 컴퍼니 펀드(AKSCF)는 급락장세 속에서도 꾸준히 코스닥 우량주를 매입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AKSCF는 최근 아이레보, 토필드, 리노공업, 엔터기술, 태광 등 5개 코스닥 우량주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모두 이달 11·12일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이날 공시한 지분 매입비용은 총 82억원에 달한다. AKSCF는 이달 초에도 토필드와 태광, 아이레보, 세진티에스 주식을 사들여 코스닥 지수하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신 있게 우량주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아이레보와 토필드, 세진티에스 등 지난해 말 이후 신규등록한 기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AKSCF는 이 달 들어 코스닥 우량주 뿐만 아니라 삼성엔지니어링, 대양금속 등 저평가된 거래소 우량주 등에도 매수를 확대하고 있다. AKSCF는 영국계 아틀란티스투신운용이 세운 한국시장 전용펀드로 주로 저평가된 중소형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 파트장은 "지난달 말 이후 대세상승 추세가 꺾였다 하더라도 단기간에 과도하게 하락했기 때문에 반등장세 출현은 시기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의미 있는 반등장세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유가안정, 외국인 매도세 진정 등의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소식이 잇따르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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