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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오일쇼크로 본 우리경제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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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오일쇼크로 본 우리경제의 영향

입력
2004.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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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오일쇼크에 비춰볼 때 현재의 유가폭등 사태가 3차 오일쇼크로 이어진다면 국내 경제는 적어도 2년간은 심각한 침체국면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물론 현재의 유가는 아직 '오일 쇼크'로 규정할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지금보다 10달러 이상 더 올라 장기 고착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1970년대 두 차례 기름파동에 이어 20여년 만에 제3차 오일쇼크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1차 오일쇼크

73년10월 중동전쟁 발발이후 페르시아만의 6개 산유국들이 가격인상과 감산에 돌입, 배럴당 2.9달러였던 원유(두바이유) 고시가격은 4달러를 돌파했다. 74년1월엔 11.6달러까지 올라 2∼3개월만에 무려 4배나 폭등했다. 오일쇼크로 74년 주요 선진국들은 두자릿수 물가상승과 마이너스 성장이 겹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어야 했다.

상황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73년 3.5%였던 물가상승률은 74년 24.8%로 수직상승했고, 성장률은 12.3%에서 7.4%로 떨어졌다. 무역수지 적자폭도 크게 확대(10억→24억달러)됐다. 산업구조가 경공업에서 에너지수요가 많은 중화학공업으로 전환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충격은 더 컸다. 75년 성장률은 6.5%로 더 떨어졌고, 물가는 24.7%의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오일쇼크 후폭풍은 2년간 지속됐고, 76년에서야 비로소 경제는 정상을 되찾았다.

2차 오일쇼크

78년12월 호메이니 주도로 회교혁명을 일으킨 이란은 전면적인 석유수출 중단에 나섰고 배럴당 13달러대였던 유가는 20달러를 돌파했다. 80년9월 이란-이라크전쟁으로 30달러벽이 깨졌고, 사우디가 석유무기화를 천명한 81년1월 두바이유는 39달러의 정점에 도달했다.

선진국들의 충격은 1차 쇼크때보다 적었지만, 한국경제는 반대였다. 대내적으로 10·26사태와 80년 정치혼란이 겹치면서 80년 실질성장률은 경제개발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2.1%)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은 무려 28.7%에 달했고 실업률도 5%를 넘어섰다. 81년 성장률이 6%대로 높아졌지만 기술적 반등 수준이었으며, 물가는 여전히 20%를 웃돌았다. 2차 오일 쇼크 역시 꼬박 2년간 한국경제에 치명적 충격을 주었다.

3차 쇼크 올까

17일 두바이유는 36달러벽을 깼다. 최근 1년간 최저점(작년 9월 24.15달러)과 비교하면 8개월간 50% 뛴 셈이다. 급등임엔 틀림없지만, 단기간내 2∼3배나 수직상승했던 1,2차 오일쇼크때에 비하면 '3차 오일쇼크'로 명명하기엔 무리라는 지적이다.

문제는 지금이 끝이 아니라는데 있다. 바클레이 캐피털의 석유 애널리스트인 케빈 노리쉬는 "미국의 휘발유재고감소, 선진국 소비증가, 중동지역의 공급불안등이 겹쳐 올 여름엔 배럴당 50달러대(WTI기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의 클로드 만딜 사무총장도 "향후 수주안에 세계경제회복을 위태롭게 할 정도까지 국제유가가 오른다면 새로운 오일쇼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70년대에 비해 에너지 과다소비 구조는 더 나빠졌다. 내수침체도 극에 달한 상황이다. 만약 오일쇼크에 버금가는 상황이 현실화한다면, 2년 이상 지속되는 큰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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