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84회 생일을 맞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이날 "나의 진정한 생애 열정은 연극이었으며 한때 나를 '재능있는 배우'로 여긴 적도 있었다"고 밝힌 회고록을 발간했다.'일어나라 그리고 함께 가자(Get Up and Let Us Go)'란 제목의 200쪽 분량의 회고록은 주교가 되기 전 '카롤 보이틸라'라는 이름의 교황이 1958년 주교로 임명된 뒤 1978년 폴란드인으로서 첫 교황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20년 동안을 회상하고 반성하는 내용이다.
이탈리아어로 발간돼 전세계 언어로 번역 출간될 회고록에서 교황은 "인기 아티스트로서의 경력을 포기하고 사제가 돼 빈자들을 위해 사역한 폴란드 성인 알베르트 흐밀로프스키(1845∼1916년)에 대한 이야기를 접한 뒤 같은 선택을 하게 됐다"며 "이 책은 지난해 3∼8월에 쓴 것으로 형제들과 전세계 주교들, 모든 로마 가톨릭신도들에 대한 사랑의 표시"라고 적었다.
이 책은 교황이 주교로 서임됐을 당시의 알려지지 않았던 개인적인 일화들을 담고 있다. 교황은 주교가 된 날 폴란드 리나강에서 카누를 저으며 여행중이었고, 스테판 비신스키 추기경으로부터 당시 교황 비오 12세의 결정을 통보받기 위해 밀가루를 실은 트럭을 타고 바르샤바로 갈 때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었다고 기억했다.
교황은 또 노래와 스키에 대한 애착을 표시한 뒤 자신이 군중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것은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려는 마음가짐 덕분이라고 말했다. 사제의 독신주의에 대해서는 "독신생활 때문에 고독을 느껴본 적이 결코 없었으며 이는 많은 것을 요구하지만 풍성한 전통"이라며 이에 대한 신봉입장을 재확인했다. 측근들 중에는 신앙교리성 장관인 독일인 요제프 라칭어 추기경과 "언제나 현명한 충고를 해줄 준비를 갖추고 있는"폴란드인 안드레 데스쿠르 추기경을 특별히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다.
주아킨 나바로―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이 책은 유언장도, 교황의 마지막 책도 아니지만 수백만 로마 가톨릭신자들이 병약한 교황의 마지막 출판이 될 수도 있다고 믿고 다투어 달려들 것 같다"고 예상했다. 회고록은 폴란드를 제외한 세계독점 배포권을 확보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소유의 출판사인 몬다도리사에 의해 출간됐다.
앓고 있는 파킨슨병이 최근 호전된 것으로 알려진 교황은 다음달 5∼6일 스위스 베른을 방문할 예정이다. 교황의 해외방문은 지난해 9월 슬로바키아를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당시 교황은 연설문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탈진해 해외여행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나돌았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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