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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김영완 골프 인맥의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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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김영완 골프 인맥의 변명

입력
2004.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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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운동 한번 한 것도 문제가 됩니까."17일 밤 국민의 정부 시절 권력 핵심 인사들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김영완씨와 골프를 친 한 검찰 간부는 김씨와의 만남을 취재하는 기자가 오히려 이상하다는 투였다. "학교 선후배 사이의 단순한 인사치레에 불과했다" "아는 사람 초대로 골프장에 갔더니 김씨가 있었다" "당시 김씨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는 등 다른 전·현직 검찰 간부들의 해명에서도 '대수롭지 않은 일을 가지고 왜 그러느냐'는 짜증이 배어나왔다.

이들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다. 이들이 김씨와 골프를 친 시점은 1999년부터 2003년 3월 사이다. 지난해 6월 김씨 관련 의혹이 불거지기 이전이다. 그러니 "특별한 청탁 없이 운동만 했다"는 주장을 할만도 하다.

그러나 검찰은 어느 기관보다 강한 권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주변에는 그 권력에 빌붙어 보려는 인사들이 북적이기 마련이다. 이들이 검찰과 근거리를 유지하려는 데는 당장의 사건 청탁보다는 앞으로 발생할 사태에 대비해 '보험'을 들어두려는 의도가 강할 것이다. 김씨는 검찰은 물론 정·관·재계와 언론계까지 다방면으로 줄을 대고 있던 인물이다. 어쩌면 김씨의 이런 막강한 배경이 일부 검사들을 끌어들인 배경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검찰은 해외체류 중인 김씨 소환에 소극적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것이 혹여 김씨의 '골프 인맥'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마저 제기된다. 수사팀은 억울한 오해라고 부인하지만, 일부 검사들의 평소 신중치 못한 처신이 의혹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니 자업자득이다. "별것 아닌데 굳이 실명을 쓸 필요가 있습니까. 현 직책은 빼 주시죠." 문제될 것 없다면서도 기사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그들의 이중성이 씁쓸했다.

/김지성 사회1부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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