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盧대통령 국정2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3>말로만 "상생" 그만與野, 게임룰 지켜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盧대통령 국정2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3>말로만 "상생" 그만與野, 게임룰 지켜야

입력
2004.05.19 00:00
0 0

정치는 종종 스포츠에 비유되곤 한다. 국민의 대표로 뽑힌 '선수들'(국회의원)이 페어플레이로 감동을 줄 때 '관객'(국민)은 박수와 지지를 보내지만 상대방에게 몸싸움과 욕설을 퍼붓는 등 반칙이 난무하는 '더티플레이'를 하면 등을 돌리게 마련이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막을 내린 16대 국회는 이런 점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는다. 급기야 성난 관객은 4·15 총선을 통해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그렇다면 새 '대표 선수'로 짜여지는 17대 국회는 어떨까? 일단 출발은 좋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탄핵사태로 많은 것을 잃었지만 정치권이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복귀 후 첫 일성도 '상생(相生)과 화합'이고, 여야 지도부도 '상생 정치'를 합창한다.

하지만 후진적인 정치문화를 업그레이드 하려면 선언과 다짐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국회 운영과 여야관계의 틀을 대폭 수술해야 한다. 메스를 댈 곳은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먼저 여야는 상생과 화합을 외치기 이전에 합리적인 '게임의 룰'을 재정립해야 한다. 단상점거와 몸싸움 같은 추태로 입법부 권위를 훼손하는 '자해행위'는 지양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남대 김용복 교수는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공격하지 않기, 다수결 원칙에 승복하기, 소수의견 존중하기 등 생산성 제고를 위한 내부장치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당리당략에 매몰되거나 상대 당과 정부 고위관료를 상대로 한 한 막무가내식 '고성(高聲)정치'도 청산 대상으로 꼽힌다. 류재갑 경기대 교수는 "여야 모두 맹목적으로 지지 또는 비판하지 말고 국가와 국민 이익의 차원에서 협력·투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무차별적인 몰아세우기는 지양돼야 한다"면서 "국회가 행정부와 정책경쟁을 벌이는 무대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야 모두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여론이 야당의 쇄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자기 도그마에 빠져 '죽어도 고(Go)' 해왔던 관행을 과감히 척결해야 한다.

정부·여당에 협력할 것은 과감히 협조하되, 진실로 비판할 부분이 있다면 단호하게 채찍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희대 김의영 교수는 "한나라당의 경우 국가보안법과 언론개혁 등 현안에 대해 여러 갈래의 목소리를 낼 게 아니라 건설적인 대안마련을 위해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여당도 상생의 정치를 담보하기 위해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존중해야 한다. 한나라당에서 "여당이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독선으로 간다면 파열음이 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와 관련, 홍준표 의원은 "기존의 정치권 갈등을 보면 야당이 떼를 쓴 측면도 없지 않지만 여당이 야당을 무시하고 압박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17대 국회는 우리 정치의 발전과 퇴보를 가늠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특히 17대 국회 후반기는 개헌논쟁과 지자체 선거, 대선 등 굵직한 문제가 얽힐 것이기 때문에, 전반기 2년간에 성숙한 의회정치의 토대를 마련할 지 여부가 관건이다. 첫 시험대는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지명 여부와 이라크 추가파병 논란이다. 정치권이 어떠한 해법을 내놓을 지 국민의 시선이 쏠려 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