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깊은 애착을 가졌던 선친의 뜻에 따랐을 뿐입니다."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문사회과학부 김동원(43·과학사) 교수가 최근 현금을 포함해 50억원 상당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놓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오는 8월까지 휴직하고 미국에 체류 중인 김 교수는 올 2월 일시 귀국해 KAIST에 현금 10억원과 경기 성남시에 있는 시가 40억원 상당 토지 등 모두 50억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김 교수가 지난해 말 숨진 선친 김보정옹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KAIST 관계자는 "김 교수가 국내 과학기술계와 KAIST의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했던 선친의 뜻에 따라 유산을 기부하면서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 발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선친은 생전에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이름없는 독지가로도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서울대를 나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과학사 박사학위를 받고 1994년부터 KAIST 교수로 재직 중이다. KAIST에는 김 교수 외에 김보정옹의 조카 김병윤(51·물리학과)·김충기(62·전기전자공학과)씨가 교수로 재직 중이다.
KAIST는 현금 10억원은 '김보정 석좌기금'을 만들어 인문사회분야 원로 석학교수들을 초빙하는데 사용키로 했다. 토지는 매각해 '김보정 기초과학 육성기금'을 조성, 기초과학 분야 석사과정 학생 중 창의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매년 10명씩 선발, 장학금 및 연구비를 지급할 계획이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