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으로 두 달간 업무공백을 겪고 복귀한 노무현 대통령을 기다리는 긴급한 국정 이슈는 주한미군 재배치와 이라크 파병 등 한미 간의 외교안보 현안이다. 부시 미국 정부가 외교채널을 통해 주한미군 제2사단 병력 일부를 이라크로 차출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제기함으로써 이제 이들 문제를 둘러싸고 한미간 협의와 협상은 불가피하게 되었다.외교소식통에 의하면 한국에서 빠져나갈 병력은 미 2사단의 2개 보병 여단 중 1개 여단 약 4,000명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규모와 시기는 한미 협의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한미동맹관계에 입각한 주한미군의 변화라는 점에서 깊은 관심대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라크 사태의 악화와 한국군 파병의 지연상태에서 그것도 다소 느닷없이 제기된 감이 있기 때문에 더욱 예민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우리는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은 현지 사태의 악화에 따른 미국 정부의 긴급한 필요성이 주된 이유라고 본다. 따라서 한국군 파병 지연에 대한 대체병력으로 주한미군을 빼낸다는 논리는 무리다. 이미 부시 정부는 외국주둔 미군재배치전략을 수립하여 추진 중이며 주한미군의 한강이남 재배치계획과 더불어 병력감축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따라서 문제는 이라크로 차출된 주한미군이 임무를 끝내고 한국으로 복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정부는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의 안보환경과 정치환경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안보문제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적 대응이 소망스럽다. 이라크파병 북핵문제 주한미군 등 미묘한 사안들은 완벽한 대응책과 함께 여론에 공개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정부는 관계국과의 협상을 통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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