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의 보안이 믿을 수 없을 만큼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의 로라 픽 기자는 14일(한국시각) 사진기자를 동행한 채 아무런 제지 없이 주경기장을 2시간 30분 가량 활보했다고 밝혔다. 픽은 그리스 경찰에 뒤늦게 체포된 뒤 "너무 쉽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경기장에 들어간 뒤에도 그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보안구역의 사진을 90장이나 찍었고 경기장 가운데까지 갈 수 있었다.픽은 "스타디움 아래 통로에서 50분간 있으면서 경찰이 플래시를 세 번 비췄지만 나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그 정도 시간이면 시한폭탄도 설치할 수 있었다"고 구멍 난 보안실태를 꼬집었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 경찰에 발견된 이들은 가벼운 힐책만 들었다. 보안을 위해 11억8,000만 달러를 사용하고도 이처럼 외국언론에 의해 대망신을 당한 그리스 당국은 기자들에게 "올림픽 보안을 흥미거리가 아니라 좀더 신중히 다뤄달라"는 당부만 되풀이했을 뿐이다.
/주훈기자 nomad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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