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서양 포클랜드 해역에서 조업하는 원양 오징어업계가 사상 최악의 어획부진으로 고사 위기에 몰리고 있다.17일 해양수산부와 한국원양어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포클랜드 해역에서 우리 원양 채낚기 어선들이 잡은 오징어는 약 5,600톤으로 지난 해(약 5만1,000톤)의 11% 수준에 그쳤다. 이는 풍어기였던 2002년(9만4,000톤)에 비해서는 6%에 불과한 것으로, 1985년 우리 어선들이 이곳에서 조업을 시작한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통상 포클랜드 해역에서 오징어 조업은 매년 연초부터 6월까지 계속되는데, 어획량이 줄어들자 포클랜드 수산 당국이 지난 달 15일부터 조업을 금지시켜 그나마 회복 가능성도 사라졌다.
이곳에서 조업중인 국내 채낚기 어선은 28개업체 48척으로, 입어료와 인건비, 보험료, 연료비 등 출어비만 척당 평균 10억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일부 소형 업체들은 파산에 직면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들은 최근 해양부에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 특례대출 등의 지원을 요청했으나 전례가 없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양협회 관계자는 "포클랜드 해역에서 잡히는 오징어는 국내 소비량의 3분의 1에 달해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 들어 국내 동해상에서도 오징어 채낚기 어선들의 어획량이 예년의 10%에도 못 미치고 있어 오징어 값 급등이 우려되고 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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