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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미니시리즈 대히트 '불새' 이유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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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미니시리즈 대히트 '불새' 이유진 작가

입력
2004.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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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요? 20%만 나오면 정말 좋겠어요." 3월 MBC 미니시리즈 '불새' 제작발표회에서 작가 이유진(34)씨가 한 말이다. 그러나 중반을 넘긴 '불새'의 시청률은 30%에 육박하며 1위를 넘보고 있다.

이씨는 첫 미니시리즈의 대성공으로 여기저기서 '러브 콜'을 받고 있지만, 1년 전만해도 자신이 쓴 대본을 들고 유명 PD들을 쫓아다녔던 무명작가였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누가 시켜주겠어요? 유명한 감독님들 전화번호를 알아내 매달렸죠. 첨엔 통화하기도 어렵더군요." 그런 그녀에게 손을 내민 사람은 '청춘의 덫'을 연출한 정세호 PD. "가능성이 보인다"고 판단한 정 PD는 그녀를 드라마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에 소개했다.

원래 꿈은 배우였다. "어머니(나혜정)가 연극 제작자라서 꼬맹이 때부터 집에 전무송 최종원 아저씨가 드나드는 걸 보고 자랐다"는 그녀는 그 꿈을 좇아 서울예대 연극과에 진학했다. 코미디언 신동엽, 영화배우 황정민, 탤런트 안재욱 등이 대학친구들이다. "목소리 크고, 얼굴 선이 굵어서인지 학교 다닐 때 연극무대에 주연으로 자주 섰어요. 졸업하고 SBS 탤런트 시험을 봤는데 어머니가 하도 반대해 최종 면접을 남겨놓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죠."

방송작가는 차선의 선택이었다. 94년 MBC 작가공채에 합격한 뒤 '특종 TV연예' '인생극장' 등의 구성작가로 일했고, 공포영화 '폰'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갖췄지만 "내 그릇은 아직 종지다. 내 작품이 품격이나 깊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 내 수준에서 잘 아는 30대의 사랑 이야기를 쓸 뿐"이라고 몸을 낮췄다. " '불새'를 통해 사랑은 타이밍이 맞아야 완성될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는 그녀는 작품에 대한 이런저런 비판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였다.

"드라마에 나오는 '리빙 헬퍼'나 '브랜드 매니저'라는 직업이 비현실적이고, 집안이 망한 지은(이은주)의 고통이 빠졌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잘 알아요. 4회로 예정된 전개 부분이 2회로 준 탓이죠." 하반신이 마비된 미란(정혜영)이 가벼운 전기감전 후 벌떡 일어선 장면에 대해서도 '자성론'을 폈다. "전문의한테 자문도 받고 고민해서 만든 장면인데, '내가 뭘 몰랐구나' 하고 후회했어요."

자칭 '김수현 광팬'인 그녀는 "더 실력을 쌓아 그런 쌈마이(3류) 설정은 안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미란을 광적인 악녀로 묘사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아요. 앞으로 밝혀지겠지만 미란이는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계성 성격장애'를 앓고 있거든요."

"시청자들이 이젠 드라마 공식을 다 알아 버렸다"고 푸념하던 이씨는 '불새'의 결말을 살짝 귀뜸했다. "아무래도 세훈과 지은이 미숙했던 사랑의 상처를 씻고 사랑을 완성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요? 24부에서 2회 연장이 돼 결말이 좀 충실해질 것 같아요."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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