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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비빔툰5'/알콩달콩 따뜻한 가족애가 담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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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비빔툰5'/알콩달콩 따뜻한 가족애가 담뿍

입력
2004.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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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각박해질수록 가정은 더 소중해진다. 홍승우(36)는 줄곧 가족의 따뜻함을 그려온 젊은 만화가. 이번에 출판한 '비빔툰5' 역시 과장없는 묘사와 평범함 속에서도 지겹지 않은 웃음을 끄집어 내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여섯 살 난 아들 다운이가 아빠에게 엄마 흉을 본다. 숟가락에 당근을 얹고 그 위에 밥을 덮어 입에 넣어주었다는 것이다. 먹기 싫은 당근을 먹은 다운이가 "속았다"고 불평하자, 아빠는 "어렸을 때 할머니도 도시락 바닥에 반찬을 깔아 넣어주었다"는 말로 위로한다. 사실은 아빠가 좋아하는 소시지를 친구들이 못 먹게 하기 위해서 였지만.

네 살 난 딸 겨운이가 아빠에게 소꿉놀이 해달라고 조른다. 그래도 가장인데, 아빠는 큰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TV 뉴스를 시청하고, 겨운이는 토라져서 옆방으로 달려간다. 그런데 뉴스에는 자살, 뇌물 제공, 교통 사고 등 험한 소식 뿐이다. 아빠는 TV를 끄고 겨운이에게 다가가 소꿉놀이를 한다.

다운이가 엄마에게 아이스크림을 사달란다. 오늘 벌써 3개나 먹었으니 엄마는 "참아"라고 말한다. 다운이가 TV를 더 보겠다고 해도, 컴퓨터 게임을 하겠다고 해도, 동생과 싸워도 엄마의 대답은 한결같이 "참아"다. 속이 상한 다운이가 마음을 달래려고 만화영화 주제곡 CD를 튼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캔디 주제곡에서도 "참아"라고 노래한다. 다운이는 활이 있으면 캔디에게 쏘고 싶어진다.

한 편 한 편 짧은 만화를 모았지만 한 권을 다 읽으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문학과지성사 9,500원.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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