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호된 총선 후유증을 겪고 있다.13일 발표된 총선 결과에 따라 소니아 간디 의회당 당수가 이끄는 좌파연립 정부의 출범이 확실해지자 17일 인도 증시가 사상 최대의 폭락을 기록했다.
이날 인도 증시는 개장 직후 20분만에 뭄바이주식지수(센섹스)가 10.5% 빠져 증시 당국이 1시간 동안 거래를 중지해야 했다.
하지만 거래가 재개되자 마자 하락 폭은 15.5%로 늘어났다. 이후 낙폭이 약간 줄어 센섹스 지수는 전날 대비, 11.14% 하락한 4,505.16으로 장을 마감했다. 14일에도 증시가 6%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좌파정부 출범이 예고된 지 이틀만에 주가가 20% 가까이 빠진 것이다. 인도 증시 당국자들은 심리적 저지선인 센섹스 5,000선이 무너진 상황에서 당분간 회복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주식을 투매, 증시가 패닉 현상을 보이는 것은 소니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소니아 정부가 친 시장적인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전 총리와 달리 공공부문의 사유화에 제동을 걸고 성장보다는 분배에 역점을 두는 경제정책을 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BBC 방송은 "좌파 정당 대부분이 연정에 참여하고 인도 공산당도 연정 외곽에서 연정을 지원 사격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초라만다람 증권사의 관계자는 "시장 참여자들은 소니아 정부의 경제정책이 가시화하기 전까지 당분간 투자를 자제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주가 하락을 전망했다. 인도 국내 투자자들뿐 아니라 외국 투자자들도 이 같은 전망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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