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신기남 의원이 17일 의장직을 승계함에 따라 당도 노무현 집권 2기에 맞춰 새 판을 짜게 됐다. 그러나 신기남 체제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 일각에서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지도부 일괄 교체론이 나오는 데다 '관리형 의장' 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하기 때문이다.신 의장은 이날 "내가 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보다 1살 많은데 이제는 소장파라 불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의장직을 발판으로 소수 개혁파가 아니라 유력 정치인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포부를 드러낸 셈이다.
집권 2기 여당의 당권을 거머쥔 신 의장은 지난해 신당 창당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개혁신당을 주창, '탈레반'이란 별칭을 얻은 3선으로 15대 총선에서 정계에 입문한 후 줄곧 개혁 소장파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해 왔다.
당권파는 신기남 체제를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은 "지도부를 빨리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못 박았다. 이부영 상임중앙위원은 "지도부 출범 1주년인 내년 1월 새 진용을 구성하자"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개혁당 출신을 비롯한 비 당권파는 "참여정부 2기에 걸 맞는 새로운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며 전대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노무현 직계그룹 등은 "당-정-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관리형 인사가 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여기엔 "신기남 체제가 굳어질 경우 '천·신·정'으로 상징되는 당권파가 모든 권력을 장악할 것"이라는 견제심리가 깔려 있다. 이에 따라 6·5 재·보선과 개각이 마무리된 후 7, 8월께 이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범기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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