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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전폭환영" 배경/"노무현 치켜세우기" 달라진 한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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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전폭환영" 배경/"노무현 치켜세우기" 달라진 한나라

입력
2004.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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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15일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이례적으로 전폭적 환영의 뜻을 밝혔다.박근혜 대표는 "상생의 정치를 하고 경제를 살리는 데 노력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믿겠다"며 "국민경제를 살리고 야당을 인정하고 존중하겠다는 말을 국민 모두와 함께 그대로 되길 바라겠다"고 덧붙였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한걸음 더 나아갔다. "진지한 고뇌와 성찰이 배어있었고 우리사회의 문제를 보는 시각이 많이 넓어진 것 같다"며 "전략가에서 지도자로 변한 모습"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노 대통령이 탄핵사태를 계기로 확고하게 헌법을 수호하고 법치주의의 기강을 잡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도 했다. 전여옥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노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으며 말 그대로 실천이 이뤄지기를 고대한다"며 "한나라당 역시 대통령이 하는 일이 국익과 민생을 위한 것이라면 적극 협조하고, 국민의 뜻과 말씀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폭 환영의 이면은 복잡하다. 대통령의 '상생'이란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뭔가 께름칙하기 때문이다. "6·5재보선을 앞두고 일단 몸낮추기를 하는 것"(홍준표 의원) "자기 필요 때문에라도 지금은 상생 외에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윤여준 의원)이라는 여러 분석들이 나온다.

당내에 엄존하는 위기감과도 맞닿아있다. 여권은 모든 것을 가졌는데 야당이 가진 것은 '말'밖에 없다. 여기에 탄핵 기각 이후 여권은 명분과 자신감마저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각 부문에서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경우 한나라당으로서는 무턱대고 반대할 수도, 그렇다고 따라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자칫 자기중심을 잃을 수 있다.

당장 여권이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임명을 실행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도 고민이다. 임태희 의원은 "모든 것을 쥔 여당이 양보하지 않는 상황에서의 상생은 이쪽에 백전백패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한나라당으로서는 여권의 양보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날 한나라당의 전폭적 환영은 "노대통령을 자신의 말에 결박시켜 두고 싶다"는 희망이 담긴 것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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