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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실패기/분식체인점

입력
2004.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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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모(55·여)씨는 최근 과로로 병까지 얻게 되자 사업을 접기로 하고 가게를 매물로 내놓았다.유씨가 창업을 한 것은 2년전. 500m 반경 안에 8,000세대의 아파트와 사무실이 밀집된 서울 영등포에서 보증금 1,000만원, 권리금 3,000만원을 주고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창업 후 하루 10시간 이상 점포에 매달렸지만 한 사람 인건비를 충당하기도 힘든 매출이 계속됐다. 유씨는 생각 끝에 배달영업도 하기로 하고 배달 직원을 고용했다. 곧바로 매출은 두 배로 뛰었고 유씨도 신바람이 났다.

그러나 배달직원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한달만에 그만 뒀고 이후 다른 배달직원들도 2달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었다. 더구나 6개월전 한 배달직원이 오토바이 사고까지 일으키자 유씨는 결국 배달 영업을 포기하게 됐다. 이후 매출은 다시 반으로 줄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점포 영업을 하던 유씨는 최근 병까지 얻게 된 것이다.

유씨의 실패 원인은 무엇일까. 점포닥터 박균우 대표는 "첫째 입지분석에 따른 업종파악을 잘못했다"고 지적한다. 분식의 특성상 맛이 크게 다르지 않는 한 고객들이 직접 찾아와서 먹는 경우보다는 배달이 많다는 것.

특히 접근성보다는 시계성이 좋은 점포의 경우엔 이러한 경향이 강하다. 통상 분식점의 경우 점포 판매와 배달 판매의 비중은 3대7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박대표는 이어 "배달은 이직률이 다른 어떤 업종보다 높기 때문에 반드시 본인이나 가족중에서 배달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안정된 배달 인력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에는 배달 영업은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씨의 경우 자신의 연령과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점도 실패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50대가 넘어서 창업을 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창업을 해야 한다.

박 대표는 "대부분 창업자의 실패 요인들을 보면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예비 창업자들은 이러한 실패 원인만 잘 파악해도 성공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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